그림과 테니스의 공통점이 무엇일까?를 물었다. “자기 뜻대로 되지 않는 것”이라는 대답이 금새 튀어 나왔다. “왜요?”라는 질문에 “테니스라는 운동이 자신이 잘 치고 싶다고 잘 쳐지던가요? 자신이 생각한대로, 원하는 대로 된다면 누가 테니스에 매력을 느끼겠어요? 그림도 마찬가지예요. 자신이 생각한 대로 절대 되지 않더라구요. 시간이 흐르고, 마음이 가다듬어져야 하얀 도화지에 선이 그어지고 색이 입혀지더라구요” 테니스를 즐기는 화가 이광진(자영업,47세)씨의 말이다.
그는 지금 생애 첫 번째 솔로 전시회를 하고 있다. 첫 번째라는 단어가 가진 묘한 마력이 자신이 알게 모르게 가슴 떨리게 만들 듯 그 역시 지금 가슴 떨리는 전시회를 하고 있다. 이광진씨는 미술대학/미술 교육대학원을 나왔다. 아이들을 가르치려는 생각에 교육대학원을 나왔으나 자신의 적성에 맞지 않는다 생각하여 교사가 되는 것은 접고 개인사업을 하고 있다. 그에게 현재 그림은 현실이 아닌 자신의 꿈이다.
교사가 되는 것은 접었지만 그림 그리는 것은 포기하지 않았다. 그림은 자신의 꿈이고 삶이기 때문이다. 일하면서 틈나는 대로 그림을 그렸다. 기회가 되면 그룹전과 기획전에 자신의 작품을 전시했다. 올 봄에는 2인전도 했다.
이광진씨는 자신의 주변을 화폭에 담는다. 살아가는 집, 골목, 나무가 빠지지 않는다. 그 이유에 대해 “우리가 살아가는 일상이 가장 중요하다”고 느끼기 때문이란다. 그래서일까? 그의 그림은 일상에서 늘 우리가 볼 수 있는 모습이라서 친근하다. 그림에 대해 잘 알지 못하더라도 부담스럽지 않다. 사람을 붙잡아 두고 ‘이 그림이 무슨 의미일까?’라는 생각에 머리가 분주할 필요가 없다.
“화판(도화지)앞에 앉았다 해서 그림이 쓱쓱 그려지는 것이 아니에요. 마음이 잡혀야 붓이 움직여요. 손 쉽게 그려지는 그림도 있지만 그림 한 점에 두 세달 걸리는 것도 있어요” 테니스를 가르치는데 있어 어려운 것을 쉽게 풀어 설명하고 익힐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코치의 실력이듯, 그의 작품이 보기에 편하다 해서 쉽게 탄생되는 것은 아님을 그의 말이 대변한다. 부드러움에서 강함이 나오듯 작품을 감상하는 이의 마음까지 편하게 만드는 그의 내공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이광진씨는 이제 꼭꼭 숨겨 놓았던 자신의 작품들을 세상에 선보이는 출발점에 섰다. 보는 이가 편안한 그림을 그리고자 하는, 늘 우리 곁에 있는, 늘 우리 눈에 보이는 모든 것들이 중요하기에 일상 생활을 화폭에 담고자 하는 그의 그림에 대한 꿈이 꼭 나래를 펼치리라 믿는다.
이광진씨의 개인 전시회는 8.3(수)~16(화)까지 남양주시 와부읍 와부 갤러리(031-521-6801)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