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오픈 8강전에는 약 5백여 관중이 찾아 선수들의 샷 하나 하나에 아쉬움과 탄성을 질렀다. 멋진 샷에는박수를 보냈고, 미스 샷에는 아쉬움의 눈빛을 보냈다. 준결승과 결승이 열리는 24(토)~25(일)에는 더 많은 관중이 코리아오픈을 보러 올 것으로 예상된다.
선수들이 멋진 경기를 할 수 있도록 관전매너에 대해 몇 가지 알아본다.
1. 테니스 경기를 관전할 때는 “얼음” “땡~~~”놀이가 기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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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가 시작되면 움직이지 말아야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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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가 시작되면 “얼음”
테니스는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한 운동이다. 선수들은 경기하면서 자신과 관련된 문제뿐만이 아니라 외적인 요인에도 영향을 받는다. 경기 중 관중의 움직임은 선수의 집중력을 떨어뜨리는 요인 중 하나다. 경기를 관전하고 있는 관중들은 경기가 시작되면 자리에서 이동하지 말아야 한다. 혹시, 본의 아니게 시작 시간에 자신의 자리를 찾지 못했다면 즉시 그 자리에 앉거나 선수들이 신경 쓰지 않을 만한 곳에서 대기해야 한다.
- 그럼 “땡~~”은 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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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드, 세트 체인지시 이동할 수 있다. |
이동은 선수들의 휴식시간에 한다. 테니스 경기는 엔드 체인지와 세트 체인지가 있다. 엔드 체인지는 매 게임의 합이 홀수 일 때, 세트 체인지는 세트가 끝났을 때 한다. 엔드 체인지는 90초, 세트 체인지시는 120초가 선수에게 주어진다. 선수들은 이 시간에 휴식을 취하며 음료를 마시고, 의복, 라켓 손질을 하기도 한다. 선수들이 쉬는 시간은 관중들도 쉬는 시간이다. 이때는 편하게 자리를 이동하거나 대화할 수 있다. 엔드 체인지, 세트 체인지, 메디칼 타임은 관중들에게도 쉬는 시간이니 그때 이동하거나 몸을 움직여 스트레칭을 하도록 하자.
2. 침묵은 선수를 춤추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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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레나의 서브를 관중들이 조용히 지켜보고 있다. |
- ‘쉿~~~ 너 조용~’
선수들이 경기 중 가장 예민한 시간은 서비스를 넣을 때다. 선수가 서비스를 넣으려고 베이스라인에 서면 관중들은 ‘정숙’해야 한다. 혹시 누군가 상황을 모르고 대화를 하고 있다면 옆에서 그 사람만 들릴 정도로 “쉿~~~”소리를 내주자.
- 휴대폰은 잠시 꺼두셔도 좋습니다
관중들이 경기장에서 가장 많은 실수를 저지르는 것 중의 하나가 휴대폰 벨소리다. 정숙을 요하는 경기 중에 휴대폰 벨 소리는 경기장을 뒤흔들고도 남는다. 휴대폰은 경기장에 들어갈 때 미리 꺼 놓거나 진동으로 전환해 놓는다. 혹시 어쩔 수 없이 받아야 하는 전화라면 옆 사람도 들리지 않게 ‘소곤 소곤’ 그리고 최대한 짧게한 후 이동시간에 나가서 통화하자. 이동은 항상 엔드 체인지, 세트 체인지시에.
3. 네 것이 아닌 것을 탐하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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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판은 최대한 공정하게 판정해야 한다. 코리아오픈에서 라인 엄파이어들이 라인을 주시하고 있다. |
- 심판이 가장 많은 운동이 뭐? 테니스.
심판이 가장 많은 운동은 무엇일까? 테니스다. 주심까지 최대 11명의 심판이 한 코트에 들어간다. 라인 엄파이어는 자신이 맡은 라인만 집중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거기에 주심 역시 게임을 순조롭게 진행하며 라인 엄파이어가 제대로 인아웃을 판정하지 못했을 때 판정에 개입한다. 그들만으로 충분하다. 라인은 관중석에서 보는 것보다 가장 가까운 곳에서, 집중적으로 보는 심판들이 확률적으로 더 정확하다. 물론 그럼에도 실수할 때가 있다. 그래도 관중은 콜을 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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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가 심판을 불신하거나 콜에 불만을 갖게되면 선수 자신은 물론, 경기의 흐름에 악영향을 미친다. 관중들은 절대 콜을 해서는 안 된다. |
- 관중의 ‘콜’은 경기 흐름에 악 영향.
관중들이 콜을 하면 선수에게 아래와 같은 영향을 미친다.
1) 선수들이 관중의 콜을 심판의 콜로 착각하고 경기를 중단할 수 있다.
2) 선수들이 심판의 콜에 의심을 갖는다.
콜은 정확해야 한다. 그러나 인간인지라 실수가 있게 마련이다. 그래서 전자판독시스템이 도입됐다. 그러나 아쉽게도 코리아오픈에는 그 호크-아이가 없다. 선수도, 관중도 심판을 믿어야 한다. 믿지 않으면 순조롭게 진행 되어야 할 매치가 불필요하게 잦은 시비가 생길 수 있다.
4. 분위기 못 맞추는 박수는 가라.
음악에 문외한이 공연장에 가면 언제 박수를 쳐야 할 지 난감하다고 한다. 박수를 쳐야 할 때와 치지 말아야 할 때를 잘 모르기 때문이다. 테니스도 그렇다. 박수를 쳐야 할 때와 치지 말아야 할 때가 있다. 박수를 쳐야 할 때는 선수가 멋진 위닝 샷을 날렸을 때다. 그럼 치지 말아야 할 때는? 미스 샷이다. 선수가 친 볼이 네트에 걸렸거나 라인 아웃 되었을 때를 말한다. 선수들이야 상대편이 에러를 해야 좋은 거니까 냅두자. 그러나 관중들은 그냥 가만히 있는 걸로~
5. 이것까지 하면 당신은 ‘엄지 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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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중들이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퇴장하는 머레이에게 박수를 보내고 있다. |
- ‘서’야 할 때 서는 너. 구웃~~~
박수 칠 때와 치지 말아야 할 때가 있듯 테니스에는 앉아 있어야 할 때와 서 있어야 할 때가 있다. 앉아 있어야 할 때는 이미 1번항에서 언급했다. 그럼 서 있어야 할 때는 언제일까? 그것은 선수가 등장하고 퇴장할 때다. 그랜드슬램을 최초로 취재할 때 매우 낯선 모습이 있었다. 그것은 관중들이 자리에서 일어나서 선수들을 맞이하고 자리에서 일어나서 선수들을 배웅한다는 것이다. 경기에 진 선수가 나가고 나면 승리한 선수의 인터뷰가 시작됐다. 그때도 관중들은 자리에 앉지 않고 계속 자신의 자리에서 일어서서 선수의 인터뷰를 경청하고 있었다. 선수의 인터뷰가 끝나고 나서야 움직이기 시작했다. 국내에서 단 한번도 느껴보지 못한 일종의 문화적인 충격이었다. 그 모습은 기자가 취재한 다른 그랜드슬램에서도 모두 볼 수 있었다. 멋진 경기를 보여준 선수들에 대한 매너다. |
관중들이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세레나의 인터뷰를 경청하고 있다. |
대회 본부측은 선수들의 인터뷰를 관중들이 모두 들을 수 있도록 장내 아나운서가 마이크를 들고 했다. 선수들이 인터뷰 룸에서 따로 인터뷰를 하지만 관중들이 선수의 인터뷰를 직접 들을 수 있도록 한 배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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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진행을 맡은 전유진 아나운서 |
코리아오픈에서도 i-Sports의 전유진 아나운서가 매 매치마다 인터뷰를 하고 있다. 그 인터뷰 내용을 방송뿐만이 아니라 관중들도 들을 수 있도록 하면 더 좋지 않을까? 입장할 때와 퇴장할 때, 그리고 선수 인터뷰할 때는 서서 박수 치고 서서 듣자.
- 모자 쓴 여인이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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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장을 꽉 채운 인파에도 양산 하나 보이지 않는다. |
주택을 지을 때 일조권이 있다. 새로 짓는 건물이 일조권을 침해하면 분쟁이 일어나기 일쑤다. 테니스 경기장 좌석에는 조망권이 있다. 내 좌석에서 코트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을 볼 수 있는 권리다. 아직은 낮 볕이 따가워 양산을 쓰는 관중들이 많다. 양산은 가능하면 사용하지 말자. 연인끼리 한 양산을 쓰고 경기를 보는 모습은 사실 보기에 나쁘지 않다. 그러나 그 뒤에 있는 사람은 양산으로 인해 시선을 가린다. 따가운 햇볕이 싫다면 모자를 준비하자. 테니스 코트에서는 양산보다는 멋진 모자를 쓴 여인이 훨씬 아름답게 보인다. 배려의 마음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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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 보다는 챙 있는 모자를 쓰자. 뒷 좌석에 앉은 관중을 위한 배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