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테니스 싱가포르 WTA파이널 투어단 에피소드 1 - 환전
싱가포르 달러 |
투어단 출발 2일전, 환전할 분 있으면 대신 해주겠다 공지했고 8명 정도가 환전을 부탁했다. 관건은 필요 경비로 얼만큼 환전을 해 가느냐였다. 첫 스타트는 지난해에도 싱가포르 WTA파이널 투어를 다녀온 이원철씨가 끊었다. 이원철씨는 4백달러의 환전을 부탁했고, 우리나라 돈으로 환산해보면 33만원 정도라고 친절하게 안내까지 해줬다. 이 4백달러는 의도치 않게 투어단의 환전 기준이 되었다. "환전을 얼마나 해 가야해요?" "글쎄요...일정상 돈 쓸 일이 그리 많지 않을걸요? 이원철 선생님께서 4백달러 요청하셨는데...저도 그 정도면 되지 않을까 생각이 드는데요?" 지난해를 생각해보니 그리 현금이 많이 필요치 않았고 적절하게 카드를 사용하면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환전은 개인비용으로 약400달러가량을 했다. 충분할 거라 생각했던 4백달러는 예기치 않은 곳에서 사고를 쳤다. |
환전은 KEB하나은행에 지인이 있어 미리 얼마쯤 한다고 전화로 이야기하고 은행을 찾았다. 그러나 은행에서도 작은 단위의 돈은 많이 보유하지 않고 있었다. 투어단 일정에 조식과 중식은 포함되어 있었으나 석 식은 포함되지 않았다. 그러나 경기장 내 푸드코트에서 식사할 수 있는 식사비를 챙겨주고 싶었다. 때문에 10달러짜리가 인원수*2일치의 수량이 필요했다. 그러나 은행에서는 수량을 많이 비치하지 않고 있었다. 결국, 모자란 10달러는 공항에서 더 환전하기로 하고 50달러와 100달러 위주로 환전을 했다. 필요 경비 외 내 개인적인 사용 경비도 4백달러 수준으로 준비했다. 룸 청소하는 이들을 위해 미화 1달러짜리도 준비했다. 환전 수수료는 잘 안다는 이유로 VIP 고객의 수준만 지불했다. 수수료를 더 감면 받는다는 것은 금액이 크지 않아도 참 기분 좋은 일이다.
내 필요 경비는 환전을 완료한 후 추가 요청한 분이 있어 그 분께 드렸기에 내 경비는 다시 공항에서 환전했다. 공항에서의 환전은 수수료 차이가 꽤 났다. 따지면 큰 금액은 아니지만 괜히 손해 본 느낌이랄까…
싱가포르에서는 카드 보다는 현금 사용 위주의 활동이었다. 투어 중에는 간단한 물이나 음료, 그리고 기념품 정도 사는 것이어서 카드 사용할 일이 거의 없었다. 투어 일과가 끝난 후 밤에는 노천 카페에서 맥주 파티를 열었다. 그곳도 시설이 허름한 노천 카페인지라 현금만 사용 가능했다.
더 테니스 투어단은 호텔 근처의 비교적 저렴한 노천 카페에서 맥주를 마셨다. 그러나 맥주값도 만만치 않았다. 맥주 1병에 10달러, 우리 돈으로 9천원 가량 했다 |
귀국 하루 전인 금요일 밤, 싱가포르에서 마지막 밤을 그냥 보낼 수 없다며 모두들 숙소에 짐을 풀고 싱가포르에 도착한 날 갔던 호텔 근처 카페로 갔다. 투어단은 그곳에서 다음날(토) 필요한 비용을 제외하고 모두 현금을 사용했다.
옵션관광이 끝나고 비용을 정산하는데 총무를 맡은 조재원씨의 낯 빛이 어두웠다. 문제가 터졌단다. "형님, 옵션 비용이 싱가포르 달러가 아니라 미국 달러랍니다. 어제 술집에서 옵션 비용을 제외하고 싱가포르 달러는 다 써버렸을텐데 어쩌죠?"
그랬다. 투어단 모두 지금까지의 달러 기준이 싱가포르 달러였기에 모두들 옵션 비용도 싱가포르 달러인 줄 알고 있었다. 때문에 필요 경비를 제외하고 싱가포르 달러를 전날 밤 맥주 파티에서 대부분 다 사용해 버렸다. 결국 남은 싱가포르 달러를 탈 탈 털어 보탠 후 모자란 만큼 우리나라 돈과 미국 달러로 맞춰 가이드에게 전달했다. 얼마 되지 않지만 3일동안 수고해준 가이드 팁까지 살짝 얹어서.
더 테니스 싱가포르 WTA파이널 투어단에게 성의를 다한 하나투어 이호일 가이드 |
사실 가이드도 옵션 관광 및 쇼핑이 많아야 부수입이 좀 생길 게다. 그러나 이번 일정에 옵션 쇼핑 일정은 단 한차례도 넣지 않았다. 옵션 관광도 우리 투어단이 보고 싶다고 요청한 부분이었다. 순수한 테니스 관전과 관광지 투어 밖에 없었기에 가이드 입장에서는 그리 맘에 드는 투어단은 아니었을 것이다.
사실 옵션관광에 따른 차액도 가이드가 미화라고 먼저 이야기 했으면 그 금액에 맞춰 남겨놨을 일이었다. 가이드 생활 3년 됐다는데 약간의 미숙함이 없잖아 있었다. 그러나 자신이 해줄 수 있는 최대한의 편의를 봐주려고 노력한 고마움은 약간의 미숙함을 넘어서고도 남았기에 가이드에 대한 고마움이 우리에게 있었다. 이 지면을 빌어 이호일 가이드께 감사를 드린다.
지난해에는 사실 현금이 많이 필요치 않았다. 투어단의 주 구성원이 여성들이었기에 간단히 호프 한 두 잔으로 하루의 뒤 풀이도 끝이 났다. 때문에 적절하게 카드를 사용하고 현금은 4백달러만 준비하면 충분할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확실히 달랐다. 여자들과 남자들의 투어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