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더러와 바브링카 4강 분석 - 그들의 생존 전략

1. 페더러와 바브링카의 전략


페더러와 바브링카의 경기는 그야말로 용호상박의 경기였다. 서로를 너무 잘아는 페더러와 바브링카. 페더러는 바브링카를 네트 앞으로 끌어들이려고 노력했고, 바브링카는 페더러가 네트 앞으로 나오지 못하도록 노력했다. 베이스라인 싸움에서는 포,백 할 것 없이 강력하고 묵직한 볼을 날려대는 바브랑카가 우세, 네트 플레이와 세밀한 경기 운영능력은 페더러가 우세였기 때문이다.



2. 선공 - 페더러의 시간
페더러는 바브링카가 베이스라인 플레이를 제대로 펼치지 못하도록 볼을 짧게 쳤다. 바브링카는 호쾌한 샷에 능하다 반대 급부로 잔기술에 약하다. 때문에 무심하게 때려야 이긴다. 짧은 볼에 바브링카는 자신의 강점인 강력한 샷을 날리지 못했다. 볼을 세밀하게 요리하는 것은 바브링카의 영역이 아니다. 짧은 볼에 바브링카의 머리속은 복잡한 듯 보였다. 머리속에 생각이 들어가기 시작하면 게임은 힘들다. 1,2세트는 페더러의 완승이었다. 



3. 반격 - 바브링카의 시간
2세트가 끝난 후 바브링카가 무릎이 아프다는 이유로 메디칼 타임을 요청했다. 그리고 오른쪽 무릎 바로 아래 테이핑을 하고 나타났다. 3세트, 바브링카는 자신의 장점인 호쾌한 샷을 날리기 시작했다. 베이스라인 가까이 길게 떨어지는 강력한 볼, 페더러는 바브링카의 파워에 밀리기 시작했고 분위기는 반전됐다. 페더러는 바브링카의 파워에 볼 컨트롤 능력을 상실했다. 네트에 다가설 수도 없었다. 순식간에 바브링카가 3세트 6-1, 4세트 6-4로 가져갔다. 3,4세트 페더러의 네트 플레이는 4/6, 2/5(성공/네트 플레이시도)였다. 1세트는 12/17였다.



4. 결정 - 3시간을 지배한 2분
페더러는 망연자실 했다. 순식간에 2세트를 잃었고, 분위기는 바브링카에 가 있었다. 이번에는 페더러가 메디칼 타임을 요청했다. 페더러가 옷을 들고 밖으로 나갔다. 극히 이례적인 일이었다. 페더러는 팬 서비스 차원에서 코트 의자에 앉아 옷을 갈아 입는다. 파이널세트, 숨막히는 싸움이 다시 전개됐다. 서로 브레이크 위기를 극복하며 자신의 서비스 게임을 지켜나갔다. 그러나 2대3 바브링카 서비스에서 바브링카가 백핸드 에러2개와 포핸드 에러로 인해 15-40가 됐고, 더블 브레이크 위기에서 더블 폴트로 자신의 서비스 게임을 내주고 말았다. 2시간 24분에서 26분까지, 2분간 일어난 일이다. 게임의 기세는 페더러에게 넘어왔다. 페더러는 더 이상 바브링카에게 기회를 주지 않았다. 5대3 페더러는 자신의 서비스 게임을 러브 게임으로 지키며 3시간4분만에 바브링카를 누르고 결승에 진출했다.



5. 페더러, 바브링카의 장단점
앞에서 언급했듯 페더러와 바브링카의 장단점은 분명하다.


1) 페더러의 장점.
- 상대편이 예측할 수 없는 서비스
- 전방위 적인 네트 플레이
- 기술적인 완벽성
- 노련한 경기 운영 능력
2) 페더러의 단점
- 어려운 볼에도 기술적인 완벽성 추구
- 신체 노화에 따른 체력
- 장기 랠리의 취약성


3) 바브링카의 장점
- 강한 서비스
- 강력한 포핸드와 상대적(다른 선수와)으로 더 강력한 백핸드(일반적으로 선수들의 샷은 포핸드가 백핸드에 비해 더 위력적이지만 바브링카는 포,백의 위력이 같다)
- 테니스의 기본대로 샷 구사(쉬운볼도 원칙대로 처리)
- 강철 체력
4) 바브링카의 단점
- 세밀한 기술의(잔기술) 부족.
- 톱 10 플레이 중 상대적으로 약한 멘탈.



6. 페더러와 바브링카의 결정적 승패 요인은?
때문에 페더러와 바브링카의 경기는 누가 자신의 장점을 잘 살리느냐에 승패가 달려 있었다. 1,2세트는 페더러가, 3,4세트는 바브링카가 자신의 장점을 잘 살렸다고 볼 수 있다. 5세트는 결국 페더러에 비해 체력적으로 우세했던 바브링카의 순간적인 집중력(언포스드 에러)과 멘탈(더블 폴트)이 흔들렸다고 볼 수 밖에 없다. 중요한 순간의 더블 폴트는 결국 심리적인 요인이 가장 크게 작용한다.



7. 페더러와 바브링카는 어떻게 분위기 전환을 시도했나?
2세트가 끝난 후 세바브링카는 메디칼 타임을 요청했다. 그리고 전세는 순식간에 바브링카에게로 넘어왔다. 4세트가 끝난 후 이번에는 페더러가 메디칼 타임을 요청했다. 바브링카나 페더러나 경기 중 메디칼 타임을 자주 쓰는 선수는 아니다. 특히 페더러가 메디칼 타임을 쓰는 경우는 극히 이례적이다. 0대2로 지고 있는 상황에서 바브링카는 한 세트만 더 내주면 게임은 끝이 난다. 1세트에 비해 2세트에 더 힘없이 패했다.
3세트, 페더러는 단 한세트만 따내고 1대6으로 세트를 내주고 말았다. 그래도 세트 스코어는 2대1로 앞서고 있었기에 4세트에 집중하면 된다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4세트 역시 바브링카에게 패했다. 자신의 체력은 한계점에 다다르고 있는데 바브링카는 여전히 코트를 종횡무진하고 있다.


페더러 “규정에 어긋나지 않는다면…”

  페더러나 바브링카나 흐름이 그대로 지속되는 것을 어떻게든 저지해야 할 필요성이 있었다. 둘은 상대편의 강한 기세를 끊는데 메디칼 타임을 사용했다. 진짜 몸이 아팠을 수도 있었겠지만 그 부분은 크지 않았다고 생각된다. 메디칼 타임은 상대편의 흐름을 끊는 전략의 하나였다. 특히, 바브링카를 네트 앞에 둔 35살의 페더러에게 5세트는 벅찬 세트임이 분명하다. 메디칼 타임은 선수들의 부상을 우려한 룰이다. 그러나 메디칼 타임 요청해서 사용한 선수가 경기를 포기한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 정말 몸 상태가 좋지 않은 선수는 메디칼 타임을 요청한 후 트레이너의 권고나 자신의 의지로 게임을 포기한다.



 메디칼 타임이 본래의 목적에 더해 전략으로 활용 된지는 오래다. 그러나 최근, 그 빈도수가 점점 더 많아졌다. 페더러는 메디칼 타임 사용한 것에 대해 “경기가 풀리지 않아 변화가 필요했고 메디칼 타임을 사용했다. 규정을 벗어나지 않는 한 재충전을 위해 메디칼 타임을 사용하는 것은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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