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3多에 하나 더...그들의 열정.
바람, 돌, 여자, 제주의 3다(3多)다. 그러나 여기에 하나를 더 해야 할 듯 하다. 그것은 테니스 선수 육성에 대한 열정이다. 지난 6월 30(금)~7월 1일(토), 제주 서귀포 테니스코트에서는 유소년 꿈나무 테니스대회(이하 유테 꿈나무대회)가 열렸다.
매년 2회씩, 제주 서귀포에서 유테 꿈나무 대회가 열린다. 꿈나무 대회에 참가한 선수들이 하늘을 향해 폴짝 뛰고 있다. |
유테 강기석 회장과 복식 우승, 준우승 선수들. |
선수들을 데리고 참가한 성읍초등학교 서은비 코치는 “제주도가 타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대회 출전이 어렵다. 유테에서 대회를 열어 줌으로써 제주의 테니스 선수들이 한 번이라도 더 대회 경험을 쌓을 수 있어 좋다. 선수들을 육성하는 코치로써 매우 좋은 대회라 생각한다”며 선수들 역시 대회에 참가하는 것을 매우 좋아한다고 말했다.
선수 부모들의 커뮤니티에서 총무를 맡고 있는 양연재씨. |
박세은 선수(동홍초 3년)의 어머니인 양연재씨도 “아이들에게 좋은 경기 경험을 쌓을 수 있게 해주고, 아이들끼리도 유대관계를 높이는 대회다. 지리적으로 외부 대회 출전에 어려움을 겪는데 유테에서 연 2회씩이나 대회를 열어 줘 매우 감사하게 생각한다. 선수들과 코치, 학부모, 그리고 제주의 테니스를 이끌고 있는 동호인들이 함께 할 수 있는 자리이고, 후원도 받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는 면도 있어 매우 좋다”며 “타 지역 학부모들에게 충분히 자랑할 만한 대회”라고 말했다. 양연재씨는 선수 학부모 커뮤니티의 총무를 맡아 선수를 키우는 학부모들에게 조언을 해주기도 하는 열혈 어머니이기도 하다.
유테 꿈나무대회는 매년 1,2차로 나눠 2회 열린다. 올해 1차는 6월 23~24일, 2차는 6월 30~7월1일 이틀씩 열렸다. 참가 자격은 제주의 초, 중등 테니스 선수들. 10세, 12세, 중등부 남녀 등 단, 복식에 출전한 선수들은 코트 밖에서는 서로 장난치면서도 안에 들어가면 눈이 불타 올랐다. 동홍초 2학년 김동민, 4학년 김재준 두 선수는 8개월의 짧은 테니스 구력에도 단식 4강, 복식 준우승을 거둬 경기를 지켜보는 유테 회원 및 관중들로부터 눈길을 끌었다.
제주도는 총 9곳의 학교에서 49명의 선수가 테니스로 꿈을 꾸며 성장하고 있다. 올해 유테 꿈나무대회는 특별한 사정이 있어 참가하지 못한 5명을 제외하고 44명이 참가했다. 9개 학교 중 5개(노형중, 제주북초, 동홍초, 신래초, 성읍초)의 학교에서 테니스 전담 코치를 두고 선수를 육성하고 있고 나머지 4개(중1, 초3) 학교의 선수들은 전담 코치 없이 아카데미 등지에서 테니스를 배우며 선수로 활동한다.
유테 꿈나무 대회는 기본적으로 아래 3가지 큰 틀을 갖고 진행된다.
1.1년에 2회 유테 꿈나무 대회를 통해 장학금을 지원한다.
2.장학금 및 경비는 회원들의 회비와 자발적인 후원으로 충당한다.
3.대회 중 학부모, 코치, 선수들과 함께 만찬을 연다.
유테는 해마다 1천여만원의 장학금을 수여한다. |
유테는 해마다 2회 진행되는 유테 꿈나무 대회를 통해 제주의 선수와 학교에 장학금을 지원한다. 그 금액은 무려 1천여만원에 달한다. 외부의 도움을 받지 않고 회원들이 십시일반 모은 금액으로 보면 결코 작은 돈이 아니다. 이 장학금은 유테 꿈나무 대회에서 성적을 낸 선수는 물론 형편이 어려운 선수에게도 골고루 돌아간다.
선수, 코치, 학부모들과 함께 대회 기간 중 만찬을 여는 것 역시 유테의 자랑거리다. 그들이 만찬을 빼놓지 않고 여는 데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 평소 함께하기 힘든 코치, 학부모, 그리고 유테 회원들이 함께 자리하여 만찬을 즐기며 대화하고 소통하기 위해서다. 만찬장이 어른들의 소통의 장이라면 어린 선수들에게는 즐거움의 장이다. 6월30일 저녁 7시에 열린 2017 유테 만찬에서 어린 선수들은 맘껏 먹고 맘껏 소리치며 즐겼다. 행운권 추첨에서 즐거움에 소리치는 어린 선수들의 들뜬 목소리는 지켜보는 이마저도 절로 즐겁게 했다.
유테는 항상 선수, 학부모, 코치들이 참석하는 만찬을 연다.
유테는 내년 또 다른 꿈을 꾸고 있다. 제주도 선수만의 대회에서 전국대회로 확대하는 꿈이다. 거기에 더 나아가 일본을 비롯 주요 인근 국가와 선수 교류, 투어 프로그램도 머리속에서 활발히 꿈틀거리고 있다.
서귀포시 테니스협회 한기환 회장은 만찬장에서 “우리 선수 여러분들이 우리 제주 테니스인들의 미래요 대한민국 테니스의 미래다”라고 말했다. 미래 제주의 테니스, 아니 더 나아가 대한민국, 그리고 전 세계에서 사랑 받을 수 있도록 어린 선수들을 길러내는 일에 하나된 마음으로 나서고 있는 제주도 유테. 아메리칸 인디언 오마스족의 격언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격언이 생각나는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