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워요, 그런데 고마워요" 뮬러오픈 참가 대학생은 왜 이렇게 말했을까?

 

지난 8월5일 2017뮬러오픈전국대학테니스대회(이하 뮬러오픈)가 목동에서 있었다. 단식부, 일반 남녀 복식부, 신인 복식부 4개 부서로 열린 뮬러오픈은 전국 40여개 대학의 재학생, 졸업생 등 150여팀이 참가해 뜨거운 열전을 벌였다.

 뮬러오픈은 기온이 35도 가까이 되는 한 낮 땡볕에 목동 하드코트에서 진행됐다. 가만히 앉아 있어도 땀이 줄줄 흐르는 상황, 더위에 꼭 대회를 해야 하나 할 정도로 폭염이었다. 그럼에도 출전 선수들은 코트에서 열심히 뛰고, 열심히 웃었다. 이 젊은 청춘들은 왜 이런 더위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코트에서 열정을 불태울까?


“지금 이 대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요?”
“더워요, 근데 고마워요”


덥다는 것은 ‘날씨’에 대한 것이고, ‘고맙다’는 것은 ‘뮬러오픈’을 열어준 대회 주최측에 대한 감사다. 이 한마디에 뮬러오픈의 의미가 함축되어 있다. 참가한 대학생들 모두 뮬러오픈에 대해 감사함을 표했다. 그들이 감사를 표할 수 밖에 없는 이유, 그것은 한가지다. 대학생들이 참가할 수 있는 대회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대학생들이 출전할 수 있는 규모있는 대회는 양구에서 열리는 전국동아리테니스대회, 문화체육장관배, 아디다스 전국동아리테니스대회, 그리고 9월 말에 있는 춘천오픈, 11월의 비트로 대학생 초청대회 정도다.


 전국동호인대회에서도 참가 연령을 낮춰 대학생들이 출전할 수 있는 문을 열어 놓았다. 그러나 전국동호인대회에 참가했던 대학 선수들의 참가 소감은 그리 긍정적이지 못하다. 전국대회 경험이 몇 번 있다는 뮬러오픈에 참가한 K대의 한 학생의 말을 간단하게 정리하자면 아래 3가지다.

참가 선수가 서비스를 넣고 있다. 대학생 대회에서 보기 힘든 것이 풋 폴트와 라인 시비다.

첫 째, 풋 폴트, 라인시비 등 매너가 정말 좋지 않았다.
둘 째, 어리다고 은근 무시하는 말투, 행동을 경험한 친구들이 많다.
셋 째, 참가비가 우리가 감당하기에는 많이 비싸다.


대학생들이 일반 동호인 전국대회에 대해 생각하는 이 세가지 모두 대회 주최측이나 참가 동호인들이 깊이 생각해 봐야 할 문제다.

부산에서 1박2일로 참가하며 원거리 참가하여 부산교육대생(우측 2명)들이 감사장을 받았다.


 
올해 첫 발걸음을 내디딘 뮬러오픈은 많은 생각과 준비를 한 모습이 곳곳에서 보였다. 참가자격에 대학생뿐만이 아니라 만30세 미만의 대학 졸업생도 참가할 수 있도록 동호인에게 살짝 문을 열었다. 

막내 군 입대 전 형제간의 좋은 추억을 쌓기 위해 출전했다는 유병윤 3형제.
 

그 덕에 대회에 참가할 수 있었던 송파의 유병윤(29세)씨는 “곧 군 입대할 막내 동생에게 입대 전 좋은 추억을 남겨주고자 3형제가 출전했다”며 감사해 했다. 대회를 총괄한 정인 위원은 30세 미만 대학 졸업자에게도 문을 연 이유에 대해 “대학생들만 출전자격을 주면 그들만의 대회가 될 수 있다. 대학생과 동호인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대회를 만들어 보고 싶었다. 대학 선수들의 순수함과 실력 좋은 졸업생들이 함께 함으로써 한 층 높은 수준의 실력을 보여줬다”고 만족해 했다.

행운권 당첨 선수들. 추최측은 행운상품을 40여점 준비했다.

 대회 주최측은 뮬러오픈에 참가하기 위해 부산에서 하루 전 올라와 찜질방에서 잠을 자고 출전한 선수에게는 최장거리 출전에 대한 감사장을 수여했고, 40여점의 행운권 상품도 준비했다. 대회 참가비 1만8천원(팀당)으로 감당하기에는 많이 벅찬 준비다. 협찬총괄을 맡은 박종호 위원은 “회사 설득하는데 힘들었다”고 웃으며 너스레 떨면서도 뮬러가 대학생 대회를 연 이유에 대해 “갈수록 대학생들의 대회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미래를 이끌어갈 대학생들에게 테니스대회를 하나라도 더 열어 줌으로써 힘을 불어넣어 주고자 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나달을 후원하고 있는 뮬러는 무릎, 손목, 팔꿈치 등의 부상을 방지해주는 보호대를 마케팅하고 있다.

대회개최 3인방. (좌측부터) 대회총괄 정인, 가천대 테니스동아리 타이브레이크 회장 이우석, 협찬총괄 뮬러 박종호.

 젊은 청춘들의 테니스 축제는 성황리에 끝이 났다. 앞에서 언급했듯 대학생들은 대회 자체에 대해 고마움을 표했다.


“이런 대회 많았음 좋겠어요?”
“당연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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