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개의 굴레 짊어진 부천 복사배, 참가자 평가는?

 제3회 한아테크 부천복사배가 일주일의 열전을 끝냈다. 8월27일(일), 지도자부를 시작으로 9월3일(일) 통합오픈부까지 5개 부서(지도자, 오픈, 신인, 국화, 개나리)에 걸쳐 열린 한아테크 부천복사배(대회장 서영익, 이하 부천복사배)는 전국의 동호인 553팀 1천1백여명이 참가해 열전을 벌였다.

제3회 한아테크 부천복사배가 1천1백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5개 부서에 걸쳐 열렸다.


 부천복사배는 서영익 대회장이 지금까지 자신의 사비를 털어 개최해 왔다. 특별한 스폰서가 없었음에도 부천을 대표하는 전국대회로 성장했고, 올해 새로운 전환기를 맞았다. 막 구조 돔 실내코트를 만드는 한아테크에서 타이틀 스폰서로 복사배 지원에 나섰기 때문이다.

지도자부 결승 선수들과 서영익 대회장(중앙)
 
 부천복사배는 지금까지 자신만의 캐릭터를 만들어 왔다. 그 첫 번째가 지도자부 개최다. 연간 1백 5십개가 넘는 전국대회가 열리지만 지도자부를 개최하는 대회는 열 손가락 안에 꼽힌다. 이마저도 해가 갈수록 줄어드는 추세다. 대회 요강에 따른 페어 구성의 어려움, 주말레슨으로 인해 대회 참가 지도자들이 해마다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지도자부 결승전, 지도자부 대회는 동호인 선수들에게 가장 많은 볼거리를 제공한다.


 
올해 부천복사배 지도자부 출전 팀은 45팀이다. 지난해 42팀에 비해 3팀 늘었다. 대회 참가비가 지출되는 대회상금보다도 적다. 거기에 다른 부대 비용을 더하면 대회를 여는 대회장으로서 지도자부를 개최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이 이만 저만 아니다. 지도자부를 빼고 랭킹부서에 포함되지 않고 참가 팀수 많은 혼합복식을 넣으면 참가 팀 자체로 그리 힘들게 고민 할 필요가 없다. 아니, 힘든 고민이 아닌 행복한 고민으로 바뀐다. 그럼에도 서영익 대회장의 결론은 이렇다.


“현역 지도자인 제가 지도자부 대회를 열지 않으면 누가 열겠습니까”


2017 한아테크 부천복사배 서영익 대회장.


 
지도자부 우승을 차지한 전동호, 최환용 지도자는 “많은 지도자 선수들이 함께 참여해야 대회는 물론 지도자도 살 수 있습니다. 많은 지도자 선수들이 대회에 참가하여 선수도, 대회도 함께 살 수 있는 여건이 마련해졌으면 좋겠습니다”고 말하며 지도자부 대회를 열어 준 부천복사배에 감사의 말을 전했다.



 
부천복사배는 올해, 또 다른 시도를 했다. 그것은 참가시간 지키기 캠페인이다. 게임 시작시간을 공지하고 그 시간에 도착하지 않은 선수에게 페널티 룰을 적용했다. 10분 지각에 1게임, 20분에 2게임, 30분 지각이면 몰수 패를 선언했다. 5대5 타이브레이크 시스템에서 1~2게임을 내주고 시작하는 것은 선수들에게 치명타다.

제주에서 참가한 김진영, 고애라, 강소영(사진)선수는 첫 비행기를 타고 부천복사배에 참가했다.


 
참가 선수들의 반응은 당연하다는 듯 대부분 긍정적이었다. “제 시간에 게임을 시작하니 모든 면에서 좋다” “시간 엄수는 필수인 것 같다. 모든 대회에 적용했으면 좋겠다”등 대부분 좋은 반응을 나타냈다. 그러나 “거리가 먼 곳에서 참가하는 선수들은 사정을 좀 고려 해줬으면 좋겠다” “아이들 챙기고 대회 참가하려니 맘이 바쁘다, 융통성을 발휘해줬음 좋겠다”는 의견도 더러 있었다.

'대회 시작시간 지키기' 캠페인에 대한 참가 선수의 글. 대부분의 선수들이 긍정적인 반응으로 호응했다.


 서영익 대회장은 “올해는 개나리, 국화부에만 지각 시 페널티 룰을 적용했습니다. 시행하기로 결정하면서 참가 선수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촉각을 곤두 세웠는데, 대부분의 참가자들이 이 룰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 감사했습니다. 올해 첫 시행이었기에 나타난 아쉬운 부분을 보완해서 내년에는 전 부서에 적용할까 생각합니다”며 대회 시작시간 지키기 캠페인을 더욱 더 확대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기존에 시행하지 않던 새로운 것을 시도한다는 것은 정글을 앞서 헤쳐 나가며 길을 만들어 가는 것과 같다. 더 많은 시선으로 주변을 살피고, 위험을 무릅쓰고 도전해야 하며, 때론 맘과 달리 돌아 가기도 해야 한다. 수풀에 할퀴고 베이며 만들어 가는 이 길이 뒤에 따라오는 이들에게 어떤 영향을 끼칠 것인지도 생각해야 한다. 이 모든 것들이 앞 선 이들이 짊어져야 하는 굴레다.


테니스 인생 30년만에 우승을 차지한 이한명 양천구협회장.


 
좋은 의미로 시작했지만 날씨를 비롯 여러 예상치 못한 일로 마음 졸이고, 대회 관계자도 참가자에게도 불편한 일이 생긴다. 어떤 때는 크지 않은 사건으로 대회를 망치기도 한다. 이미 진행하고 있는 룰만 적용해도 이럴진대, 새로운 룰, 새로운 캠페인을 벌인다는 것은 정글을 맨 앞에 서서 헤쳐나가는 고통의 굴레를 스스로 쓰겠다는 것이다.

 이 굴레를 쓰기 싫어 좋은 줄 알면서도 회피하는 경우가 많음을 우린 안다. 그렇기에 우린 좋은 의미, 좋은 취지로 여는 대회는 비록, 약간의 시행착오가 있을지라도 더욱 더 힘을 실어주고 살려 나가야 한다.

국화부 우승 선수들의 환호. 우승에 이르기까지 수 많은 난관을 헤쳐나가야 한다. 그 난관을 극복해야만 우승이라는 영광의 타이틀이 붙는다.


 지도자부 개최, 대회 시작시간 지키기라는 캠페인과 시도, 어쩌면 당연한 것인데도 지금 이런 부분이 우리의 이슈가 된다는 것은 우리가 지금까지 해 왔던 나쁜 관습을 타파해야 할 것이 아직도 많다는 의미다. 2017년 한아테크 부천복사배는 2개의 굴레를 짊어졌고, 잘 헤쳐나갔다는 평가다.

각 부 입상자, 대회 관계자와  진행위원, 내외빈 단체사진.

 각 부 4강이 있었던 대회 마지막 날, 대회 참가자에게 물었다. "올해 부천복사배 대회 어땠어요?" "대회 진행을 비롯 시상식 등 매우 훌륭했어요. 별 다섯개 중 별 네개 이상?" 해가 갈 때마다 앞으로 전진하고 있는 부천 복사배, 내년을 기대해본다.


국화부 입상자. 우승 최형진,이태형/ 준우승 이용자,최윤숙.
 공동3위 이권희,조순정.  김서희,은수영

개나리부 입상자들. 우승 방수정, 김희 / 준우승 황재란, 김연숙
공동3위 김미숙,박지연. 남미화,홍미자

지도자부 입상자들. 우승 전동호,최환용/ 준우승 이상구, 박만경
공동 3위 함수현,윤필한. 성종희, 이영준.
 

신인부 입상자들. 우승 이한명,박용만/ 준우승 인용훈, 이장우
 

오픈부 입상자들. 우승 한창길, 이효원/ 준우승 임동원, 이연재
공동 3위 윤필한, 김병수. 조동규,장성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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