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강원도 홍천에서는 제1회 홍천군 무궁화배 테니스 동호인 랭킹대회가 열리고 있다. 7월 2일 전국 신인부에 이어 7월 3일 혼합 복식부가 있었고, 7월 10일에 남자 오픈부, 7월 11일에 개나리부가 열린다.
7월 3일 혼합복식이 열리는 홍천군 종합운동장을 찾았다. 현장접수까지 100여팀이 참가한 혼합복식의 예선전이 치러지고 있었다. 그 출전 선수들 중 많은 수의 동호인들을 알아 볼 수 있었고, 그 중 한 국화부 동호인의 아이스 박스를 우연히 보게 되었다. 그 아이스 박스는 일반적으로 가지고 다니는 자그마한 아이스 박스가 아니었다. 약간 과장하면 1박2일의 캠핑을 갈 수 있을 정도의 크기였다. 아이스 박스에는 음료, 커피, 과일, 맥주 등 먹거리가 가득했다.
매 시합 다닐 때 마다 이렇게 간식거리를 챙겨 다니나?
국화부 되고 나서부터 항상 이렇게 아이스 박스에 먹거리를 챙겨가지고 다닌다.
왜 이렇게 먹거리를 챙겨 다니나?
내 파트너를 위한 거다. 같이 게임을 하면서 이왕이면 파트너 기분을 좋게 해주고 싶었다. 내가 이렇게 시원한 수건, 간식 거리를 준비하여 게임 중 내 파트너에게 주면 내 파트너는 기분이 좋아지고 나에 대해서 고맙게 생각한다. 그럼으로써 나도 기분이 또한 덩달아 좋아진다. 그럼 서로 웃으면서, 기분 좋게 게임 할 수 있다. 복식에서 파트너십이 절로 생긴다.
아이스 박스가 크다, 가득 찼는데 양이 좀 많지 않은가?
오랫동안 살아 남아 있어도 부족하지 않게 먹을 거리를 준비한다. 오래 살아 남으면 좋은 거니까.
매번 이렇게 준비하면 그 비용과 수고로움이 꽤 많을 텐데?
개나리 우승하기 위해 전국을 돌아다니는 것에 비하면 그리 부담 가는 금액은 아니다. 파트너가 기분 좋다면 내가 들인 비용에 비해 효과는 훨씬 높다고 볼 수 있다.
혹시, 남자 파트너와 하는 혼복이라서 이렇게 많이 준비한 것인가?
누가 파트너인가에 따라 파트너에 맞춰 준비하기에 준비물이 약간씩 다르긴 하다. 그러나 혼복보다 국화부 시합에 더 섬세하게, 더 많은 준비를 한다. 여자들의 감성이 남자들에 비해 훨씬 섬세하니까.
지역에서 대회를 여는 이유는 그 지역을 홍보하고 지역 살림에 도움이 되고자 하는 바가 크다. 이렇게 먹거리를 많이 준비하면 대회를 여는 지역에서는 별로 좋지 않은 것 아닌가?
내가 준비하는 것은 식사가 아닌 간식이다. 점심을 비롯 식사는 가능한 그 지역의 맛 집을 찾아 해결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인터뷰의 주인공은 가평의 최윤정(48세)씨다. 그녀는 지난 3월26일 경북 안동에서 개최된 제14회 대구일보배 전국 동호인 테니스대회에서 춘천에 사는 송현희씨와 함께 우승함으로써 국화부에 입성했다. 그녀가 우승하자 가평군은 경사가 났다. 어찌보면 거의 매주 배출 되는 국화부, 개인에게는 영광이지만 지역으로 따지면 별반 특별할 것도 없다. 그러나 가평군은 달랐다. 지금까지 단 1명의 국화부도 배출 시키지 못했던 가평군이었다. 때문에 가평군으로서는 국화부 배출이 하나의 이슈요 경사였다. ‘국화부 가평 1호 입성’이라는 현수막이 걸렸다. 일을 하는 회사원으로서 대회 날짜에 맞춰 월차를 내가며 서울, 경기는 물론이거니와 제주, 광주, 대구 등 전국을 2년 동안 돌아다닌 결과에 많은 이들이 축하 인사를 건넸다. "우승할 때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렀어요" 그녀의 이야기다.
많은 이들이 대회에 다니면서 자신의 먹거리를 싸가지고 다닌다. 자신 뿐만이 아니라 파트너가 먹을 양까지 준비하지만 대부분 적당량이다. 다른 선수들에 비해 확연히 큰 아이스 박스를 보며 호기심이 발동해 시작한 인터뷰, 어쩌면 과(過)하다고도 볼 수 있는 그 큰 아이스 박스가 파트너에 대한 배려라는 소리에 함께 한 이도, 듣는 이도 마음이 훈훈했다.
7월 3일 홍천 무궁화배에는 KTA 생활체육부 현문석씨와 혼복 파트너로 대회에 나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