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양구 테니스파크에서 열린 낫소기가 끝이 났다. 남고부-효명고, 여고부-강릉정보공고, 남중부-안동중, 여중부-중앙여중이 우승함으로써 2016년도 낫소 우승기를 학교로 가져갔다.
중고테니스연맹(회장 진연)은 문체부장관기에 이어 낫소기(7.28~8.4)를 개최했고, 이번 주(8.4~8.11)에는 소강배를 양구에서 개최한다. 그리고 바로 순창으로 내려가 대통령기(8.13~20)를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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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3일, 양구의 날씨는 섭씨 34도를 기록했다. 연일 전국적으로 30~35도 사이 기온이 사이에서 오르락 내리락 하는 가운데 양구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10시만 넘어도 잠시 땡볕에 서 있으면 땀이 흘러 옷이 축축하게 젖을 정도였다.
이런 삼복더위에 대회를 개최하는 것은 선수는 물론이거니와 대회를 여는 주최측에서도 매우 힘들다. 실외 온도가 35를 기록하면 하드코트에서 뛰는 선수들이 느끼는 체감 온도는 40도에 육박하거나 넘어서게 된다. 단(單) 세트 매치도 아니고 3세트 풀 접전이라도 펼치게 되면 선수들에게는 어찌 보면 가혹하다 할 정도로 고난의 시간이 될 수도 있다. 실제 8월3일 마포고와 효명고의 결승전에서 마포고의 주영민 선수는 경기 도중 코피를 쏟아 경기가 잠시 중단되기도 했다. 다행히 대회 본부측의 적절한 조치로 문제 없이 경기는 잘 마무리 되었다. 그러나 무더위 속에서 진행된 경기였기에 모두들 만약의 사태에 대한 우려의 눈빛은 숨길 수가 없었다.
중고연맹 진연 회장이 시상을 하고 있다. 진연 회장은 삼복더위에 선수들이 시합을 하는 것이 안타깝지만 선수들의 진로, 3회 제한 등 현실적인 문제가 있어 대회를 줄이기는 어렵다고 했다. |
중고연맹은 왜 이렇게 삼복더위에 연속으로 4개 대회를 개최하는 것일까? 이에 대해 중고테니스연맹의 진연 회장은 “3회 제한이 있어 방학 때 대회를 몰아서 개최할 수 밖에 없다. 이런 무더위에 학생들이 시합 뛰는것이 안쓰럽기는 하지만, 대회는 학생들의 진로와 직접적인 관계가 있기에 덥다고 해서 당장 줄일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라고 말했다. 3회 제한은 방학 때(여름, 겨울)를 제외하고 학기 중에는 선수들이 3회만 대회에 참가할 수 있게 한 것이다. 교육청과 대한체육회가 7~8년 전에 만든 조항으로, 그 취지는 운동 선수들도 운동뿐만이 아니라 공부도 겸해서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3회 제한으로 인해 방학때 대회를 몰아서 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3회 제한은 단점 보다는 장점이 많은 제도로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
3회 제한에 대해 중고연맹의 양주식 전무는 “운동 선진국에서는 이미 대부분 실행하고 있는 것으로 학생들의 운동과 학업 병행을 위해 교육청과 협회에서 깊게 논의해서 만든 것이다. 학생들의 수업 결손을 막고 학습 능력을 높이는 좋은 결과를 얻고 있다. 그러나 방학 때 대회가 집중되는 현상이 있고, 이렇게 한 여름에 선수들이 코트에서 뛸 수밖에 없는 어려움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때문에 이런 단점을 보완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중고 연맹에서는 문체부장관기나 낫소기에서 실시하지 않았던 새로운 경기 방법을 소강배에 도입했다. 3세트 매치로 진행되는 경기에서 세트 올(1대1)이 되었을 때, 3세트는 매치 타이브레이크(10점을 먼저 내는 선수가 세트 승)방식으로 진행하는 것이다. 이와 더불어 내년부터는 올해처럼 3~4개의 대회를 연속해서 치르지 않고 2개 대회씩 묶어서 진행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선수들이 경기 일정으로 인해 무리하게 강행군 하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다.
중·고등학교 시절은 선수들의 진로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 때문에 성적이 가장 중요시 되는 것이 현실이고 우리 선수들의 현 주소다. 그러나 협회나 연맹 등 단체에서는 선수들의 성적보다는 안전에 최우선을 두어야 한다. 그 무엇도 선수들의 안전보다 우선하는 것은 없기 때문이다. 그런 측면에서 중고연맹이 선수들의 안전을 위해 지금까지 해 왔던 방법에서 새로운 방법을 계획하고 실시하는 모습은 충분히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 하다. 비록 대회 운영 방법에 대한 작은 변화일지라도 말이다.
2012년 ‘습관의 힘’이라는 책으로 전 세계 300만부의 판매고를 기록한 베스트 셀러 작가이자 기자인 찰스 두히그는 “성공한 사람들의 공통적인 습관은 ‘조금 더 생각하기’입니다”라고 말했다. 굳이 그의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조금 만 더 생각하면 협회도, 연맹도, 선수도 더 좋은 효과, 더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모두 알고 있다. 중고연맹의 작은 변화도 결국 기존에 해 오던 방식에서 조금 더 생각한 결과이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