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렬하는 태양아래 남고부 단체전 결승전이 진행 중이었다. 단체전은 4단1복으로 진행된다.
결승전에 올라온 고등학교는 M고와 H고, 4단식이 한꺼번에 모두 들어간 게임에서 1,3,4번조는 모두 승패가 결정됐다. 팀 스코어는 2대1로 M고가 앞서 있다. 이 매치의 결과에 따라 M고가 우승을 차지하거나, 팀 스코어 2대2로 복식으로 우승팀을 결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2번조 M고의 M선수와 H고의 H선수 매치의 세트 스코어는 1대1에 3세트가 진행 중이었다.
현재 게임 스코어는 4대4, H고의 H선수가 서비스를 넣었다. 볼은 강력하게 상대편 코트로 날아들어 갔으나 살짝 서비스라인을 벗어났다. M고의 M선수는 일단 서비스 된 볼을 리턴 하면서 손가락을 들어 폴트라는 신호를 했다. 그런데, 워낙 H선수의 볼이 강력했기에 M선수의 스트링이 끊어져 버렸다.
M선수는 자신의 벤치로 가서 새 라켓을 들고 리시버의 자리에 섰다. 라켓을 교체하고 리시버의 자리로 돌아온 시간은 약 15~20초 정도가 소요됐다. H선수는 M선수가 리시브할 준비가 되었다는 판단을 하고 강력한 서비스를 넣었다. 그러나 역시 첫 서비스와 같이 살짝 서비스라인을 벗어났다.
H선수는 다시 그 자리에서 서비스를 준비했다. 그러나 M선수는 “조금 전(자신의 스트링이 끊어지기 전)퍼스트 서비스가 폴트 되었고, 지금 또 폴트를 했으니 더블 폴트”라며 자신의 포인트를 주장했다.
H선수는 “퍼스트 서비스가 폴트 된 것은 맞다. 그러나 새로 퍼스트 서브를 넣는 것이 맞다”라고 주장했다. 결승전에 자신의 승패에 따라 팀의 승패가 좌우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두 선수의 주장은 팽팽했다.
대회 본부측은 M선수에게 세컨드 서비스를 넣으라고 했다. 왜 그랬을까?
H선수의 퍼스트 서비스를 받다가 M선수의 스트링이 끊어 졌을 때 M선수는 2가지의 선택이 가능하다.
그냥 그 라켓으로 게임을 진행한다.
새 라켓으로 교환한다.
이 두 가지 중 어떤 것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M선수의 폴트 된 첫 서비스가 유효한지 아니면 렛(Let)처리가 될 것인지 판단이 된다.
M선수가 1번항인 스트링이 끊어진 라켓으로 세컨드 서비스를 받겠다고 했으면 H선수의 퍼스트 서비스 폴트는 그대로 인정된다. H선수는 세컨드 서비스를 넣어야 한다. 위 진행된 상황에 비추어 보면 H선수가 넣은 두 번째 서비스 역시 폴트가 되었으니 더블 폴트다.
그러나 M선수는 2번항인 새로운 라켓으로 교환했다. 이때는 H선수의 퍼스트 서비스는 렛 처리되고 다시 퍼스트 서비스가 주어진다.
왜 그럴까? 그 이유는 “합리적인 페이스(Pace)”에 있다.
ITF서비스 룰의 서브 및 리시브할 때(WHEN TO SERVE & RECEIVE)의 규정을 보면 ‘서버는 리시버가 준비 자세를 취할 때까지 서브하지 말아야 한다. 하지만 리시버는 서버의 합리적인 페이스(Pace)에 맞춰 서버가 준비하는 합리적인 시간 안에 리시브할 준비를 취해야 한다’라고 되어 있다.
지난 번에 언급했듯 서버에게는 20초 룰이라는 것이 있다. 엔드 체인지나 세트 체인지를 제외하고 이전 포인트가 끝난 시점으로부터 20초 안에 서비스를 넣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부분은 퍼스트 서비스를 언급한 내용이다. 퍼스트 서비스가 폴트 되었을 때 세컨드 서비스는 ‘지체 없이’ 넣어야 한다.
즉, 특별히 지체되어야 할 사유가 없는 한 퍼스트 서비스에 이어 곧 바로 세컨드 서비스가 넣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특별한 사유 역시 심판의 판단 하에 결정된다. 서버나 리시버에 의해 지체되었다고 생각되면 그 것에 맞는 페널티를 주고, 선수가 아닌 다른 사안이라면 지체로 인해 렛 처리 된다)
M선수가 리시브를 하다 라켓 스트링이 끊어져 라켓을 교체한 것은 정상적으로 할 수 있는 행동이다. 그러나 그로 인해 서버의 리듬, 즉 합리적인 페이스가 흐트러졌기에 스트링이 끊어지기 전 넣었던 퍼스트 서브는 렛 처리되고 다시 퍼스트 서비스가 주어진 것이다.
만약, H선수의 퍼스트 서비스가 들어간 상황이라면 게임은 그 포인트가 결정될 때까지 그대로 진행된다. 그리고 라켓은 바로 교체 되어야 한다.
참고) 위 M고 M선수 및 H고 H선수의 상황은 픽션과 논픽션이 혼재되어 있습니다. 실제로는 퍼스트 서비스인지 더블 폴트 인지 서로 논쟁하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