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 폴트에 대한 견해는 크게 두 가지다.
선수도 아니고 동호인 테니스에서 꼭 그렇게 엄격하게 해야 하나?
풋 폴트는 시작부터 룰을 어기는 것인데 엄격하게 적용해야지 무슨 소리냐?
김미영씨가 4강이 확정되자 우승한 것 처럼 환호하고 있다. |
1. 풋 폴트, 슈퍼도 예외는 아니었다.
최근 몇 년간 테니스다운 테니스를 하자는 생각이 확산되면서 그 첫 번째로 풋 폴트를 하지 말자라는 캠페인이 벌어지고 있다. 모 코트에는 “풋 폴트는 범죄와도 같습니다”라는 현수막이 걸려 있기도 했다.
9월 6일, 부천종합운동장 테니스코트에서 플렉스 파워배 국화부 시합이 있었다. 내로라 하는 국화부들은 얼마나 풋 폴트를 하지 않을까? 하고 유심히 지켜봤다. 몇 몇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풋 폴트를 했다. 적지 않은 수의 선수들이 처음부터 베이스라인을 밟고 서비스를 넣는 것을 목격 했는데 그 중에 슈퍼급이라 불리우는 선수도 끼어 있었다.
2. 김미영과 베이스라인, 그 여백의 미학
8강전, 김선영(플렉스파워, 송파화목)씨 조와 김미영(김포국모, 부천명문)씨 조가 맞붙었다. 김미영씨 서브다. 김미영씨는 볼을 손에 들고 베이스라인으로부터 30cm가 넘는 거리에 서서 상대편을 바라보더니 그 자리에서 서비스 동작에 들어갔다. 풋 폴트를 하지 않기 위해 일부러 베이스라인 한 참 뒤에서 서비스를 넣기 시작하는 것으로 생각됐다. 베이스라인에서 김미영씨의 발까지의 그 거리가 아름다운 여백으로 눈에 확 들어오는 순간이었다.
김미영씨는 베이스라인에서 30cm이상 떨어져서 서비스 준비를 했다. |
서비스를 베이스라인에서 30cm는 떨어져서 넣더라. 왜 그렇게 하는가?
풋 폴트를 하지 않으려고 일부러 그렇게 뒤에서 서비스를 넣는다.
언제부터 그렇게 베이스라인에서 떨어져서 넣었는가?
1년 전부터다. 내가 풋 폴트 하는 것을 알고 ‘나 만이라도 풋 폴트 하지 말아야겠다’라는 생각으로 연습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서비스가 잘 안 들어가더라. 그런데 자꾸 연습하다 보니 익숙해졌고 지금은 오히려 맘이 편하다.
맘이 편하다는 뜻이 무슨 의미인가?
많은 대회가 4강부터는 풋 폴트를 본다. 그때 풋 폴트 할까 봐 신경 쓰다 보면 서비스가 제대로 들어가지 않아 게임을 잘 풀어나가지 못한다. 난 아예 한 참 떨어져서 서비스를 넣으니 풋 폴트 염려 없이 평상시대로 서비스를 넣을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듀스 코트에서 풋 폴트 하고 있다는 것은 아는가? 애드 코트에서는 안 하더라.
몰랐다. 그럼 다음 시합부터는 더 뒤로 물러나서 서비스를 넣어야겠다.(웃음)
아예 처음부터 베이스라인을 밟고 시작하는 사람이 꽤 된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당연 고쳐야 한다고 생각한다. 서비스를 넣고 빨리 네트에 붙으려는 맘에 그러는 것 같은데 테니스 룰을 처음부터 어기는 것으로 정당하지 않다. 내가 베이스라인에서 떨어져서 서비스를 넣어야겠다는 생각을 한 것도 ‘풋 폴트 하는 내 자신이 창피한 마음이 들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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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여성 동호인 90%가 풋 폴트 하는 원인?
위에서 언급했듯 김미영씨는 약 30cm 이상을 베이스라인에서 떨어져서 서비스 동작에 들어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듀스 코트에서는 베이스라인을 밟았다. 서비스 동작에서 뒷 발이 앞 발 앞으로 전진하면서 서비스를 넣기 때문이다. 국화, 개나리의 90%는 김미영씨 처럼 뒷 발을 앞 발 앞으로 놓으며 서비스를 넣거나, 앞발을 앞으로 밀며 서비스를 넣는다. 풋 폴트를 하게 되는 주 원인이다.
김미영씨는 듀스 코트에서 풋 폴트 한다는 기자의 말에 “그럼 더 뒤로 물러나서 서브를 넣어야겠네요?”라고 즉석에서 대답했다. 상대편이 풋 폴트 하는데 본인만 지키면 억울한 맘이 들지 않겠나? 라는 우문에 “나 자신 스스로 떳떳한 테니스를 한다는 자부심”이라는 현답을 했다.
4. 우문현답 "억울함과 자부심"
오늘 대회에 참가한 국화부 선수들이 기자가 본 시점에만 풋 폴트를 했거나 안 했을 수 있다. 김미영씨 역시 듀스코트에서 풋 폴트를 했다. 그러나 다음 게임부터는 풋 폴트를 하지 않겠다는 그 '마음가짐', 그 '성의'는 풋 폴트에 대한 인식을 전혀 하지 않고 처음 준비 동작에서부터 베이스라인을 밟고 시작하는 동호인에 비하면 "진정으로 테니스다운 테니스를 하려고 노력하는 테니스인"으로 보여졌다.
김미영씨의 서비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