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로 팀의 재능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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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로팀이 인하대 테니스동아리 회원들에게 재능기부(원 포인트 테니스 레슨)를 하고 있다. |
9월 29일 인하대학교 테니스코트. 약40여명의 학생들이 스탠드에 앉아 무언가를 열심히 듣고 있다. 무슨 이야기를 듣길래 저리 집중하고 있을까? 학생들이 있는 곳으로 다가갔다. 테니스 이야기였다. 학생들 앞에 서 있는 이는 이순규, 김일웅. 반가운 얼굴이다. 그 뒤에는 조성진, 이미영을 비롯 10여명이 서 있다. 시합 좀 다닌다는 사람들은 “네트 앞이 아니라 내 옆에 서 있음 좋겠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다.
비트로팀(팀장 송선순). 내로라 하는 동호인들로 구성된 이들은 지금 인하대 테니스 동아리 회원들에게 원 포인트 테니스 레슨을 진행 중이다. 비트로팀이 대학생들에게 재능기부를 시작한지 벌써 4년이 흘렀다. 이 4년동안 비트로팀은 총32개의 대학에 재능기부를 했다. 혹한기, 혹서기를 제외하면 거의 매달 대학생들에게 재능 기부를 한 셈이다.  |
매달 테니스 재능기부를 하고 있는 비트로 팀 |
비트로팀의 송선순 팀장은 재능 기부를 하게 된 배경에 대해 “가장 잘하는 테니스로 사회에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었다”며 몸은 고되지만 집으로 돌아갈 때 가슴에 묵직한 것을 담아갈 수 있어서 행복하다고 말했다. 4년동안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참여한 이순규씨는 “재능기부는 생활의 활력이자 마음의 보약이다” 김일웅씨는 “30년 전의 제 모습을 돌이켜 보는 시간이다. 가능한 많은 대학생들이 중간에 라켓을 놓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동기부여를 준다”라고 말했다.
듀스 밴드의 동호인 강습회
10월 9일(일) 오전 9시, 노량진 한전코트에 테니스 동호인 50여명이 모였다. 테니스 밴드인 ‘듀스’에서 주최한 밴드 원 포인트 테니스 강습을 받기 위한 밴드 회원들이었다. 강습회 준비는 김창주 밴드 리더를 비롯해 공동리더들이 십시일반으로 도와 진행됐고, 가장 나이 어린 초등학교 3학년인 한승우 학생으로부터 구력 30년이 훌쩍 넘은 동호인도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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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니스밴드 '듀스'에서 10월9일 동호인 강습회를 실시했다. |
강습회를 제안한 임광순 지도자는 ‘테니스를 잘 치기 위한 것보다 쉽게 치는 법’을 알려 드리기 위해서 자리를 마련했다며 “몸에 힘을 빼고 스윙스피드들 높이면 더 좋은 볼을 칠 수 있고 부상의 위험도 적다”고 강습회에서 말했다.
강습회에 참가한 동호인들은 앞에서 지도하고 있는 임광순 지도자의 말에 귀를 쫑긋하고 한가지라도 더 배우려고 집중했다. 강습회에 참가한 송지형(51세, 가재울고 체육교사)씨를 비롯 많은 동호인들이 ‘유익한 강습회’였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비트로팀의 대학생들 재능기부, 그리고 ‘듀스’밴드의 동호인 강습회는 모두 무료로 진행됐다. 강습을 받은 학생들은 ㈜학산에서 제공하는 티셔츠를 선물로 받았고, 듀스 밴드 강습회에 참가한 동호인들은 주최측에서 준비한 음료와 다과, 그리고 행운권 추첨을 통한 상품을 받고 집으로 돌아갔다. 원 포인트 레슨을 제공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그들의 손에 선물까지 주어진 것이다.
이들은 왜 스스로 나서서 원 포인트 재능기부 및 강습회를 할까? 그것은 결국 한국 테니스의 부흥을 위한 것이다. 재능기부를 받은 대학생들도, 밴드 강습회에 참가한 사람들 모두 테니스를 하고 있는 동호인들이다. 테니스가 여타의 종목에 견주어 숙련단계에 이르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는지라 배우기 어렵다는 인식이 팽배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들은 좀 더 일찍, 좀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고 현재 실천하고 있다.
테니스 인구를 늘리는데 있어 신규 동호인을 많이 만드는 것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기존에 있는 테니스인들이 좀 더 즐겁게, 부상 없이, 다른 종목으로 이탈하지 않고 90세까지 즐길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것 역시 그 만큼 중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