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어나~”
“싫어~ 쫌만 더~”
“안돼…빨리 일어나 시간 없어”
한 숨이라도 더 자려고 징징대는 아이와 남편의 출근을 도우며 분주한 아침을 보내는 시기. 부모로부터 보살핌을 받다가 결혼을 하고, 이제 자신의 아이를 양육하는 시기. 그게 일반적인 서른 전후 여성들의 모습이다.
등마루 클럽이 33회 회장배를 개최했다 |
여기 서른 세살된 클럽이 있다. 등마루 클럽(회장 김영자)이다. 우리 삶의 서른 전후가 ‘나’로부터 ‘가족, 아이’로의 인식 전환으로 인해 생활 패턴이 자연스럽게 변하듯 등마루는 ‘새싹’에 대해, 젊은 세대에 대한 관심이 많다.
“등마루 클럽이 다른 여성들 클럽에 비해 내세울 만한 장점이 무엇이 있을까요?”
“우리 클럽은 C조(개나리 비입상자)들이 운동하기 좋은 클럽이예요”
“어느 클럽이든 비 입상자들 육성에 관심 많이 갖고 운동하지 않나요?”
“맞아요. 그런데 C조들이 맘 편하게 운동할 수 있는 클럽이 얼마나 있을까요?”
등마루 클럽 김영자 회장 |
테니스 코트의 주도권은 항상 A조들이 갖고 있다. 테니스라는 운동이 워낙 시간과 노력을 많이 투자해야 하는 관계로 속된말로 실력이 깡패이기 때문이다. A조가 언제쯤 한 번 볼을 쳐주나…하고 은근히 눈치를 보는 것이 C조들의 현실이다. 등마루 클럽의 C조라고 다를까? 아마도 별반 다르지 않을거라 여겨져 그녀들의 표정을 살폈다. ‘밝음’ 그녀들의 표정에서 느낀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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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조들이 C조들과 공을 많이 쳐줘서 좋다고 말하는 등마루 C조들. 한결같이 클럽활동하기 편하다고 말했다. |
등마루 클럽 A조들이 잘 해주냐는 질문에 구력 4년의 C조 유동희씨의 대답이다. 유동희씨는 올해 33살이다. 등마루가 시작된 해에 태어났다.
등마루의 든든한 버팀목이자 친한 언니가 되어주고 있는 고문들 |
등마루 클럽은 유소년 선수들에게도 관심이 많다. 지난 6월 1일에는 인천 구월중 3학년인 최유준 선수 후원을 했다.
“집안이 어려운 테니스 선수들이 꿈을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얼마 되지 않지만 꾸준히 후원해 나갈 생각이예요”
“우리 클럽은 카리스마가 있는 클럽이예요. 여자들만의 클럽이지만 공격적인 샷을 구사하는 클럽으로 이름났죠”
김영자 회장의 말처럼 등마루 회원들은 코트에 들어서자 눈빛이 변했다. 코트 밖에서는 자유로웠지만 코트에 들어서자 전사가 됐다.
33년을 기념하는 케익커팅 |
33살의 등마루 클럽의 회장배는 화려하지 않았다. 굳이 세(勢)를 드러내고자 하지도 않았다. 그녀들에게는 자유로움 속에 질서가 자리잡고 있었고 신입 회원들이 편하게 운동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마음이 깃들어 있었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생각의 깊이는 넓고 깊어지게 마련이다. 회장배 시작부터 시상식까지 지켜보며 33년이라는 시간속에 등마루는 외형을 넘어 이미 내적 성숙의 단계로 접어든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등마루 A조. 개나리부 4강 이상의 성적을 이룬 선수들이 포진한다. |
등마루 B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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