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게 늘어선 줄, 손에 들린 풍선, 어지럽게 돌아가는 놀이기구. 해마다 어린이날이면 뉴스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모습이다. 아이들은 웃지만 부모들은 힘겨운 날. 부모도 아이들도 함께 어울리고, 함께 즐거울 수는 없을까? 춘천이 그랬다. 아이들을 위해 땡볕 대기줄을 서는 대신, 온 가족이 함께 아이를 응원했다. 시간은 여유로웠고 아이들과 함께 어른들도 덩달아 신이 났다.
춘천 소양강배(대회장 한광호)에서 진행한 매직테니스 대회가 춘천 송암 테니스코트에서 5월 5일 있었다. 유치원생 및 처음 참가하는 어린이를 위한 매직 테니스로부터 초등 3,4학년까지 참가할 수 있는 레드볼부, 그리고 모든 어린이가 참가할 수 있는 그린볼부까지 6개 부서에 걸쳐 치러진 대회에는 전국의 약 130여명의 어린이들이 참가했다.
매직 테니스대회에 참가한 어린이들은 각 부서에서 놀이처럼 테니스 게임을 즐겼다.매직테니스를 지도한 KPTA의 최세원 부회장은 "매직테니스는 경쟁이 아닌 놀이다. 즐거운 놀이가 테니스가 되기에 어린이들에게 흥미를 붇돋워주는게 가장 중요하다"고 매직테니스에 대해 말했다.
점심은 춘천 명물 닭갈비와 불고기가 제공됐다. 주최측이 준비한 닭갈비는 1백kg과 40kg의 불고기는 200~300인 분으로 참가한 가족이 배부르게 먹고도 남을 정도였다. 아이들을 위해 뻥튀기와 솜사탕도 간식으로 준비했다. 대회가 모두 끝났다고 해서 집에 돌아갈 수 없었다. 매직 테니스 대회가 1부라면 2부 행사가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 이벤트 회사에서 진행하는 림보, 훌라후프는 아이들의 재미를 더했고 온 가족이 한마음으로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아이들과 함께 매직 테니스를 찾은 부모들은 매직테니스 대회에 참가한 것에 대해 모두 대만족이라 표현했다.
몽키 테니스 회원들이 최다 참가상을 받았다.
노원구 월계동에서 12명의 선수가 참가해 최다 참가상을 받은 몽키 테니스 팀의 염승호 코치는 “지난해에 이어 2번째 참가했다. 아이들의 대회를 떠나 가족들이 함께 할 수 있도록 이벤트를 만들어줘서 참가 가족들 모두 만족해 했다”며 이번에 참가하지 못한 가족들도 내년에는 꼭 참가할 수 있도록 추천하겠다고 말했다. 몽키 테니스팀은 가족들까지 합하면 약40여명이 송암 테니스코트를 찾았다.
안양 한우리 클럽의 장형동님 가족이 춘천을 찾았다.
가족과 함께 1박2일로 춘천을 찾은 안양 한우리클럽의 장형동 님은 “테니스는 어른들의 소유물이었다. 소양강배에서 아이들을 위해 매직테니스 행사를 마련했다는 그 자체가 너무 고마웠다. 내년에도 아들(장희량)을 데리고 꼭 참석할 것이다”라고 말하며 대회 참가를 넘어 매직테니스 자격증을 딸 생각까지 있다고 말했다.
행운권 추첨에서 자전거에 당첨된 김상윤님 가족
행운권 추첨에서 자전거에 당첨된 김상윤 님은 “오렌지볼 대회에서 우승한 딸과 함께 테니스를 한다. 어린이날 다른 특별한 이벤트를 마련하는 것보다 매직테니스에 참가하여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어서 훨씬 유익했다”고 말했다.
매직테니스대회를 개최한 소양강배 한광호 대회장은 “우리나라 테니스의 미래는 어린이들 입니다. 이 아이들이 커서 우리나라의 테니스 선수가 되고, 동호인이 되고, 테니스를 이끌어 나갑니다. 아이들에게 투자하지 않으면 우리나라 테니스의 미래는 없습니다”라고 말하며 자신이 현직에 있는 한 최대한 어린이들을 위한 매직테니스를 이어갈 것이라 말했다.
춘천 소양강배 한광호 대회장.
줄서는 부모가 아닌 박수치고 응원하는 부모, 부모에게 당연히 받는 선물이 아닌 내 힘으로 노력하여 받는 선물, 부모와 어린이, 3대가 함께 하는 특별한 이벤트, 내년 5월에 다시 춘천에서 있을 것이다.
매직 테니스 입상자들
춘천 송암테니스코트에 테이블이 차려졌다. 저 테이블에 파라솔만 있었다면 더 이상 부러울게 없을것 같았다.
매직테니스가 끝이나자 아이들이 매직테니스를 진행했던 최세원 부회장을 끌어안고 있다. 가슴 뭉클한 순간이다.
원평교회 교인들이 매직테니스에 참가했다. 심창윤 목사님이 아이들에게 직접 매직테니스를 가르친다 했다.
게임에 참가하기 위해 어린이들이 진행자 주위에 몰려들어 손을 들고 있다. 모두가 즐거운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