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전, 양평지역의 동호인들의 실력 향상과 친목 도모를 위해 시작됐던 갈산배가 올 6월, 대망의 1백회를 맞이하면서 6월3일 1백회 기념대회를 가졌다. 100회 기념대회 참가 팀 수는 170여팀. 평소 40~50팀 나오던 팀수가 3~4배 더 출전했다. 매월 첫째 주 토요일 어김없이 갈산배를 열어 놓은 갈산회 회원들에게 100회 축하와 감사의 인사를 전하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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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산배는 대회명 앞에 ‘동호인과 함께하는’이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갈산배를 개최하는 갈산회가그 수식어를 굳이 빼지 않고 고집하는 이유는 초심을 잃지 않기 위해서다. 지금은 양평을 벗어나 전국 신인부로 확대 됐지만, 오로지 테니스 동호인을 위해 대회를 열고, 처음과 끝을 동호인과 함께 한다는 의미다.
지금까지의 갈산배의 출전 선수들을 보면 개인출전 보다는 클럽 단위의 출전이 많다. 남양주 덕소, 성동에이스, 인천의 한결 클럽은 8팀씩 갈산배에 출전했다. 이중 덕소 클럽은 4강에 2팀이 올랐고, 인천의 한결 클럽은 단체 티를 입고 갈산배에 참가했다. 한결 클럽의 한 회원은 "처음엔 멀리 양평을 찾아간다는 것이 조금은 부정적이었다. 와서 대회를 뛰어보니 다시 찾고 싶은 대회다"고 말했고 한결 클럽 회장은 “다음 한결 클럽 월례대회를 1박2일로 양평으로 와야겠다. 갈산배 출전도 하고 산세좋은 곳에서 즐기다 가야겠다"고 말했다.
8팀이 참가한 인천 한결클럽, 인천 한결클럽의 단합된 모습과 양평 갈산회의 화합을 위해 단체티를 입고 나왔다고 했다. |
남양주에서 출전하여 16강에 오른 이민재, 김현주 페어는 갈산배에 대해 “많이 나가고 싶은 대회다. 이번 대회에 라인시비가 없어 게임 집중이 잘됐다. 16강 상품까지 준비해준 배려가 감사했다. 16강 상품으로 받은 상추는 주변 사람들과 대회 나가서 탔다고 자랑하며 나눠 먹었다-김현주. 참가 선수들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먼저 묻고, 문제가 생기면 즉시 달려가 해결하는 경기 운영능력이 인상 깊었다. 두부김치와 막걸리는 경기 때문에 못 먹었지만 아이스 아메리카노 시원하게 잘 마셨다. 회원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노력이 갈산배가 100회까지 올 수 있는 원동력인듯하다-이민재”고 참가 후기를 남겼다.
16강 상품인 상추를 받아들고 환하게 웃고 있는 이민재, 김현주 페어. |
인천에서 클럽 후배를 데리고 출전한 정영신님은 “100회대회라서 그런지 비 랭킹 대회임에도 실력이 매우 높았다. 대회 진행자들의 열정이 타 대회에 비해 매우 높은 듯 보였고, 간식 거리도 아낌없이 제공되어 일찍 탈락했음에도 끝날 때까지 즐거운 하루를 보낼 수 있었다. 참가비 3만원(2인)에 비해 훨씬 많은 것을 얻었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요즘 4강부터는 선심을 배치하는 경우가 많은데 갈산배도 4강부터는 선심을 배치했으면 더 보기 좋았을 것”이라며 갈산배 100회에 대해 칭찬과 조언을 남겼다.
테니스 투어단도 갈산배를 찾았다. 장병렬님은 멀리 부산에서 당일 아침에 올라와 대회에 참가했다. |
갈산배 박창문 대회장은 “갈산배 100회는 갈산회 임원진을 비롯 회원들이 일치단결하여 함께 이뤄낸 쾌거다. 갈산배가 이렇게 클 수 있었던 것은 갈산배에 참가해주신 모든 동호인들과, 뒤에서 물심양면 격려와 후원해주신 분들이 있었기에 가능했음에 그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 드린다. 갈산배 100회를 진행해오는 동안 양평을 알리는데 갈산배가 많은 공헌을 했다는 자부심이 있다. 갈산배가 100회까지 오는데 쏟았던 열정과 노력으로 200회를 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갈산배를 이끄는 임원들. 양평군 테니스 협회 정상욱 회장(좌측상단), 갈산배 박창문 대회장(우측) |
갈산배 100회 기념대회는 대회 주최측도, 대회 참가자들도 예상보다 훨씬 성공적이었다는 것에 이의를 달지 않을 것 같다. 120~130여팀을 예상했던 갈산회 회원들도 170여팀의 참가에 고무됐고, 참가 선수들은 1백만원의 우승상금과 16강까지의 상품, 그리고 돼지 두루치기와 두부김치, 만두, 수박, 아이스 아메리카노 커피 등 푸짐한 준비와 대접에 “이거 너무 잘하는 거 아냐? 이런 동호인 대회라면 언제든지 참가하겠다”는 말을 아낌없이 했다.
참가한 동호인들은 갈산배 100회 기념대회에 아낌없는 찬사를 보냈다. |
이제 갈산배는 다음달 첫 주 토요일에 갈산배 101회 대회를 연다. 갈산배 101회는 1백회 대회에 비해 한참 못 미치는 참가 인원수를 기록하겠지만, 대회에 대한 인식은 1백회 대회의 연장선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갈산배는 1백회 기념대회의 성공을 기점으로 생각의 전환을 시도해야 한다.
지금까지 양평과 갈산배를 알리고 확장시키는데 주안점을 뒀다면 이제부터는 대회의 격을 높이는데 앞장서야 한다. 지역대회이고 신인부만 개최하는 비 랭킹 대회이니만큼 격을 높이는 것에도 한계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대회의 크고 작음이 대회 격의 높고 낮음과 결코 비례하지는 않음에, 대회의 규모가 작아도 격은 충분히 높일 수 있다.
참가상품, 상금의 규모는 대회에 참가한 동호인들이 매우 중요시 여기는 부분이다. 그러나 갈산배는 그런 외적인 부분 보다는 내적인 부분에 지금까지 치중해 왔고, 그 부분은 충분히 효과를 발휘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참가 선수들은 대회 운영에 대해 칭찬했고, 편하게 하루 즐기다 갈 수 있는 것에 더 좋은 점수를 줬다. 여기에 형식적인 부분, 즉 본선부터 여건이 되는 한도 내에서 심판을 세운다거나 4강 부터는 선수들이 앉을 수 있는 의자와 음료를 준비 한다거나 하는 것이다. 규모가 큰 대회에 비해 오히려 아직은 크지 않기에 더 실천하기 쉽다. 이런 부분이 조금만 더 가미 된다면 언제나 갈산배는 동호인들로 북적일 것이다.
갈산배 입상자들과 갈산회 임원들. |
조그마한 지역 대회가 전국적으로 알려진 만큼 이전에 비해 더 언행에 더 신중해야 하는 것도 앞으로의 과제다. 그러나 무엇보다 더 중요한 것은 갈산배를 시작했던 처음 마음 ‘동호인을 위한 대회, 동호인과 함께 하는 대회’라는 그 초심을 잃지 않는 것이다. 그것이 다시 10년 후 갈산배 200회 대회에 동호인들을 기쁘게 초대하는 길이다.
남양주 덕소클럽 회원들. |
갈산배 1백회 입상자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