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B선수가 파트너고 C와 D선수가 파트너다. A선수의 서비스를 C선수가 리턴 할 순서다. A선수가 C선수에게 세컨드 서비스를 넣었다. 서비스는 센터 서비스 라인 가까이 떨어졌다. C선수가 '폴트'인지 '인'인지 정확한 판단이 불확실하자 일단 리턴을 했다. 리턴 된 볼은 전위인 B선수에게 찬스 볼로 날아갔고, B선수는 차분하게 위닝샷을 냈다. 4강에 오르느냐 마느냐를 결정지을 수 있는 중요한 포인트였기에 A와B선수가 기쁨의 하이파이브를 하는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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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복식 동호인 경기에서 있었던 일을 옮겨 놓은 것으로 게임 중 매우 빈번하게 일어나는 상황이다. 위 대화(의견 충돌)에서 우리가 생각해야 하는 것은 두 가지다
1. 서비스를 리턴 했으니 인 플레이인가?
2. 실제 폴트 일지라도 볼이 바운스 되는 즉시 콜을 못했으니 ‘콜’이 늦은 것인가?
서비스는 랠리에 비해 보편적으로 볼의 속도가 빠르다. 서비스 박스 라인 근처에 떨어졌을 경우 순간적인 판단이 불확실하고 애매모호한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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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니스 룰 북의 부록5 볼 자국 검사 절차(Ball Mark Inspection Procedures 이하 BMI), 부록6 부칙설명5 중 볼 마크 확인 순서에는 이렇게 적혀있다.
1. BMI는 클레이 코트에서만 행해진다.
2. 선수가 BMI를 요구할 수 있는 것은, 주심이 마지막에 친 샷을 심판대로부터 정확하게 판정할 수 없을 때나 혹은 선수가 플레이를 중지했을 때뿐이다. (리턴은 허용되나 선수는 리턴 후 바로 경기를 중단한 경우로 한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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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2번항에 ‘리턴은 허용되나 선수는 리턴 후 바로 경기를 중단한 경우로 한정한다’라는 말이 있다. 즉, 폴트인지 아닌지 불분명해서 일단 리턴을 했다고 해서 그것이 무조건 인플레이라고 간주할 수 없다는 것이다. 여기서 인플레이라고 할 수 있는 경우는 리턴 된 볼을 상대방이 쳤고, 그것을 다시 되받아 칠 의향이 있었을 경우다. ‘다시 되받아 칠 의향이 있었느냐 없었느냐’는 인 플레이(=랠리)에 대한 판단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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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예시의 경우, 리시브한(C선수) 볼이 서버 쪽 전위(B선수)에게 날아갔고, 서버 쪽 전위가 친 볼이 위닝샷을 냈다. 이때,
1) 전위가 치기 전에 리시브 쪽 두 선수(C, D)중 한 선수라도 중단(폴트 콜, 또는 볼 자국 확인 요청)의 의사 표시가 있었다면, 당연 그 포인트는 중단되고 볼 자국 확인 절차에 들어가면 된다.
2) 폴트였을 지라도 리턴 하는 편에서 폴트에 대한 의사 표현 없이 랠리가 시작 됐다면 그 볼은 ‘인’으로 간주되고 인 플레이가 된다.
그러나 리턴 하는 팀의 C, D선수가 정확한 판단이 불가해 일단 리턴을 했고, 그 볼이 자신의 리턴 에러건 상대편에 의해 위닝샷이건 포인트가 끝났을 때가 문제다.
그러나, 이 때 역시 볼 자국 확인해서 폴트면 폴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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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바운스 되는 즉시 ‘콜’을 못했으니 ‘콜’이 늦었다.
우리는 ‘콜’에 대해 ‘즉시’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우리는 이 ‘즉시’라는 표현에 대해 어느 선까지가 ‘즉시’인지 분명하게 인지 할 필요성이 있다.
일반적으로 ‘즉시’라는 표현은 ‘콜’의 ‘적시’성과 맞물려 있다. ‘즉시(卽時)’라는 표현은 ‘일이 일어나는 그 순간 바로’라는 의미고, ‘적시(適時)’는 ‘알맞은 때’라는 사전적인 의미다. ‘콜’을 함에 있어 ‘즉시’와 ‘적시’는 함께 통용된다. 콜의 가장 확실한 방법은 ‘즉시’다. 그러나 위 사례와 같이 애매모호한, 즉시 판단이 불가능할 때는 ‘적시’도 통용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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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여기서 ‘적시’ 즉, ‘알맞은 때’는 어디까지일까? 그것은 그 상황을 인지하고 그것을 표현할 수 있을 때까지의 합리적인 시간이다.
위 ‘예시’에서, C선수가 ‘폴트’ 콜 없이 리턴한 볼을 전위에 서 있던 B선수가 위닝샷을 냈다. 이 경우 리턴 하는 팀에게 B선수가 친 볼에 대한 두 가지 반응이 있을 수 있다.
1) B선수의 볼에 반응하지 않았다(또는 할 수 없었다)
2) B선수가 친 볼을 다시 받으려고 반응했다.
2)번항 B선수(서버 쪽 전위)가 친 볼에 대해 리시버 쪽 두 선수가 모두 반응하여(경기 중단 의사 없이) 다시 받아 넘기려고 했다면 인 플레이로 간주한다. 그러나 한 선수라도 경기 중단 의사와 함께 볼 마크 확인 요청이 있었다면 경기는 중단된다. 그리고 볼 마크 확인 절차에 따라 ‘인’인지 ‘폴트’인지 확인하여 그 결과에 따라 경기를 진행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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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예시의 의견 충돌을 다시 상기해보자
C선수: 라인 근처에 떨어져서 정확히 판단할 수 없어서 일단 치고 확인하려 했습니다. 확인 해보니 폴트 입니다.
B선수: 처음부터 리턴을 하지 말았어야지 리턴 해놓고 우리편이 포인트를 낸 후 확인 하는 것은 인정 안될뿐더러 ‘콜’ 역시 많이 늦었습니다. 우리 포인트 입니다.
B선수의 주장은 볼이 바운스 된 후 곧바로 ‘콜’해야 한다는 ‘즉시’성에, C선수의 주장은 자신이 할 수 있는 상황에서 곧바로인(=알맞은 때) ‘적시’성에 있다.
만약 B선수의 주장대로 매우 한정된 범위의 즉시성에 초점을 맞춘다면 리턴 하는 쪽에서는 역으로 불합리한 경우가 생긴다. 그 불합리한 경우는 무엇일까? 여기서 ‘콜’을 외친 반대 상황을 생각해 보자.
1) A선수가 넣은 서비스에 대해 리턴 하는 C선수가 ‘폴트’라는 확신이 서지 않음에도 ‘폴트’ 콜을 외쳤다.
2)‘인’이라고 확신한 B선수가 라인 확인을 요청했고, 확인해보니 ‘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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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미스 콜이다. 현재 동호인 대회에서 적용하고 있는 셀프 저지 시스템에서는 미스 콜에 대해 아래 두 가지 방법이 통용되고 있다.
- 미스 콜이 인정되는 경우 - ‘레트’가 선언되고 서비스를 다시 넣는다.
- 미스 콜이 인정되지 않는 경우 - 포인트를 잃는다.
미스 콜을 인정하지 않는 경우는 애매모호하면 인으로 간주하고 플레이를 하라는 의미다. 그러나 여기서, 미스 콜을 인정하지 않을 시 상대적으로 아래와 같은 불합리성이 생긴다.
가) 불확실한 것에 대해 ‘폴트’ 콜을 했는데 틀렸을 경우 미스 콜로 포인트를 잃는다.
나) 불확실한 것에 대해 일단 볼을 치고 ‘폴트’인지 확인 요청을 했더니 바운스 직후 콜을 하지 않았으니 콜이 늦었다.
즉, 애매모호하면 무조건 쳐야 한다는 결론밖에 없게 된다.
위 가)와 나)가 서로 상충되지 않으려면 ‘즉시성’에 ‘적시성’까지 포함해서 판단하고 결정해야 한다. 여기서 적시성, 즉 의사 표현에 적합한 시간은, 확실히 랠리가 진행되기 전이다. 즉 서버가 서비스를 넣고 리시버가 리턴, 그리고 서버 쪽 선수가 3구를 치는 것 까지다. 이 3구 이내가 볼 마크 확인 요청의 적시성이다. 만약, 3구가 살아 4구를 칠 의사가 있는 행위가 있었다면 그것은 인 플레이로 간주한다.
빠른 경기 진행 속도에 의해 3구에서 끝났을 지라도 확인 절차에 의해 볼이 폴트면 폴트이고, '인'인데 '폴트' 콜 해서 경기를 중단을 시켰을 경우 미스 콜 인정 여부에 따라 판정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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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1구 서비스 -> 2구 리턴 -> 중단 = 랠리 아님. (볼 마크 확인 시 폴트면 폴트)
3) 1구 서비스 -> 2구 리턴 -> 3구 스트로크 -> 중단. = 랠리 아님. (볼 마크 확인 시 폴트면 폴트)
4) 1구 서비스 -> 2구 리턴 -> 3구 스트로크 -> 4구를 치기 위한 진행 중 아무도 중단의사 없음 = 랠리(사실적인 폴트와 상관없이 인 플레이. 볼 마크 확인 불가)
- 여기서 '스트로크'는 발리, 스매싱 등 모든 기술적인 동작을 포함한 개념임.
- 여기서 '중단'의 의미는 볼 마크 확인 하겠다는 의사 표현을 말함.
여기서 우리는 한가지 생각해야 할 부분이 있다. 현재, 동호인들의 대회에서 볼 마크 확인을 코트의 종류와 상관없이 하고 있다. 그러나 볼 마크 확인은...(전자적 확인장치-호크아이-가 설치되어 있지 않는 한) 클레이 코트가 아니면 원칙적으로 불가다. 위 내용은 심판이 심판대에 올라가 있으면 크게 문제될 것이 없다. 그러나 현재 대부분의 동호인 대회의 4강 이전은 셀프저지시스템으로 진행하고 있다.
셀프저지 시스템의 기본은 자신의 양심에 입각한 판정과 자신의 생각과 다를지라도 상대편의 판정을 믿어주는 것에 있다. 종종 그것을 악용해 "가까이 있는 내가 봤으니 내 말이 맞다"고 실제와 다른 판정을 하고 우기는 동호인들이 종종 있는데, 자신의 판단이 잘 못 되었다고 판단되면 즉시 '정정'할 수 있는 용기가 진정한 매너고 테니스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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