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엘스펀딩오픈이 끝났다. 총6개부서(개나리, 국화, 신인, 오픈, 혼복, 지도자)에 걸쳐 7월14~16일까지 천안종합운동장과 아산테니스장에서 열렸다.
![]() |
제1회 엘스펀딩오픈이 열렸다. 엘스펀딩은 총6개부서에 5백여팀이 참가했다. CA그룹으로 지도자부까지 열었다. |
엘스펀딩오픈(대회장 김명환, 이하 엘스펀딩)은 전국의 테니스 동호인 5백여팀이 참가했다. 엘스펀딩은 신생대회로 올해 첫 걸음을 띄었다. 개최 부서는 6개, 수도권 이외에서 열리는 대회 중 꽤 많은 부서다. 국화부, 오픈부는 물론이거니와 각 단체에서도 가장 규모가 큰 대회에서나 여는 지도자부까지 개최했다. 참가 팀 수의 압박으로 국화부, 오픈부 대회마저 기피하는 상황에서 지도자부까지 개최한 이유가 무엇일까? 이에 대해 대회를 기획하고 진두 지휘한 이철희 대회운영위원장에게 물었다.
개나리부 우승, 준우승자와 함께한 김명환 대회장. 김명환 대회장은 테니스 매니아다.
- 엘스펀딩오픈이 발걸음을 걸었다. 이 대회는 어떤 의미를 갖는가?
대회를 만든 이유는 유소년 테니스 선수들의 후원금을 만들고 싶어서였다. 대회가 잘 마무리 되고 수익금이 조금 있다면, 그 금액은 선수 생활을 하고 있는 학생들에게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도록 후원하고 싶었다. 그런 의미로 만들어진 대회다.
- 그래서, 수익금은 좀 있었는가?
솔직히 어려움이 많았다. 참가 팀 수가 500여팀이었는데, 대회 준비를 비롯 대회 기간에 우천 예보로 연기하는 등 여러 가지 난관이 많았다. 물품지원 쪽으로 생각하고 있고 8월 중 날을 잡아 충청지역의 유소년 선수들에게 지원 할 계획이다.
- 타 대회에서 잘 개최하지 않는 지도자부까지 개최했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연간 수 많은 전국대회가 열리지만 대부분 인기 좋은 종목만 하려고 한다. 개나리, 신인부는 어느 지역에서든 많은 참가자 수를 확보할 수 있다. 그런데 국화부, 오픈부는 수도권과 지방의 참가 팀 수가 현저히 차이가 난다. 수도권 이외의 지역에서 열리는 대회에 오픈부와 국화부 대회가 많이 없는 이유다. 나는 선수 출신이다. 인기 종목인 신인부, 개나리부, 혼복 뿐만이 아니라 국화부, 오픈부, 거기에 지도자부도 개최한 이유는 선수 출신으로서 의미 있는 대회를 만들고 싶었다. 지도자들도 이런 자리를 자꾸 만들어 줘야 지금까지 운동할 수 있었던 것을 꾸준히 유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엘스펀딩오픈은 천안종합운동장과 아산테니스코트에서 나눠 열렸다. 아산테니스코트에서 개나리부에 출전한 선수들이 시합을 하고 있다.
- 대회 진행에 있어서 원활하지 못했다고 느꼈다.
1회 대회이다 보니 아무래도 전통 있는 대회에 비하면 충분히 그렇게 느꼈을 것이라 생각한다. 거기에 대회 기간 중 비가 오고, 방송 중계 부분에 신경 쓸 것도 있었고 해서 여러 가지 대회 진행을 원활하지 못하게 하는 요인이 많았다. 대회를 개최하는 입장에서 최대한 준비를 한다고 한 대회였으나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고, 참가 선수들에게 많이 미안한 부분이다.
- 대회 방송 중계는 무슨 문제점이 있었나?
대한테니스협회에서 네이버와 협조로 엘스펀딩오픈을 방송중계 해 주겠다 하는 것은 매우 고마운 일이다. 그런데 방송 중계에 대한 사전 정보가 없어 준비하는 데 혼란을 야기했다. 현수막이나 광고판 등 준비할 것이 생각보다 많았는데, 현수막 하나 설치하는데도 시설관리공단과 협의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방송 중계측에서 요청하는 것과 동호인 대회를 개최하는 주최측, 그리고 시설을 관리하는 측의 상호 협조가 많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중계를 위한 시설 비용도 생각 외로 꽤 많이 들어갔다. 이 과정에서 알게 된 부분을 대한테니스협회에도 알렸다.
- 방송은 했나?
우천으로 연기되는 바람에 결국 하지 못했다.
국화부 입상자들과 함께한 이철희 대회운영위원장.
- 대회를 개최하는 대회장(2월 세르지오 타키니배)이었고, 현재 지도자다. 엘리트 체육과 생활체육이 일원화 되었는데 잘 융합되고 있다고 생각하나?
아직, 엘리트 체육과 생활체육의 벽이 높다는 것을 느낀다. 1차적으로 엘리트 쪽 사람들의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엘리트 선수 생활을 했던 사람들은 동호인보다 볼을 잘 치는 것에 대한 자부심이 있다. 그러나 사회에서는 테니스를 안치는 사람에겐 볼을 잘 치고 못 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 테니스를 치기 때문에 동호인들이 엘리트들 볼 잘 친다고 인정해주는데, 엘리트 지도자나 선수들이 볼 잘 친다는 이유만으로 그들만의 리그를 하고 있다. 서로 관계를 가깝게 가져야 하는데 일선의 협회나 지도자들이 자기들의 길만 간다. 선수 후원하는 사람들 중 엘리트 선수 출신이 얼마나 되나? 대부분 다 동호인 출신들이다. 자신이 볼 좀 친다고 어깨에 힘 주고 다녀서는 안 된다. 행정적으로 엘리트 체육과 생활체육이 합쳐졌다. 이제 엘리트 출신의 선수나 지도자들의 생각도 바뀌어야 한다.
동호인들도 조금은 성숙된 모습을 보일 필요가 있다. 동호인은 취미생활 이지만 지도자들은 자신의 업이다. 상호 존중이 필요하다고 본다. "내가 레슨비를 얼마 주니까 이 정도는 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금전적인 거래 관계가 아닌, 레슨자는 테니스 지도자로, 테니스 지도자는 고객으로 생각하며 상호 존중하는 모습이 필요하다.
- 올해 1회 대회를 마쳤는데 대회운영위원장으로서 어떻게 생각하나?
준비 열심히 한다고 했는데 분명 많은 부분에서 미흡한 부분이 있었음을 안다. 타이틀 스폰서가 바뀔 수도 있으나, 유소년 테니스 선수를 후원하자고 만든 대회인 만큼 이 대회 자체는 내년에도 지속될 것이다. 올해, 조마 스포츠 의류를 마케팅하고 있는 조마DR(조마 테니스 의류 총판 팀)팀이 늦게 합류했음에도 많은 도움을 줬다. 8월에 우리 팀(DR팀=Dream팀)과 조마DR팀이 조인식을 가질 예정이다. 내년에는 유소년 테니스 선수와 동호인들이 함께 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 볼까 생각 중이다. 올해 2번(세르지오 타키니, 엘스펀딩) 대회를 치렀다. 해마다 2번의 대회는 개최 할 생각이다. 매 대회 치르면서 새로운 것을 알아가고 있다. 부족한 부분 내년에 보완하여 좀 더 나은 대회로 발전시켜 나가겠다.
이철희 대회운영위원장은 올 4월부터 아산 설화중학교에서 테니스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다. 그는 선수들과 지도자, 동호인들의 만남이 지금보다 훨씬 많은 자리를 함께 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래야 지금까지 쌓여있던 보이지 않는 벽을 근본적으로 허물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 |
혼복 대회 입상자들과 김명환 대회장. 혼복은 비로 인해 오후 1시에 시작됐다. 게임 스코어 2-2에서 진행되다가 4강부터 5-5타이브레이크로 진행됐다. 엘스펀딩의 우승상품은 동남아 여행권이다. 타인 양도 가능하고, 12월경 태국쪽으로 예정하고 있다. |
엘스펀딩오픈은 이제 첫 대회를 마쳤다. 날씨로 인해 대회가 연기되고, 우천으로 지연돼 게임 스코어 2-2부터 시작하는 등 속앓이 많이 했을 것이다. 그러나 대회를 개최하는 측은 잔치를 여는 주인이고, 참가자들은 손님이다. 첫 술에 배부를 수 없음을 안다. 그러나 음식의 맛은 느낄 수 있다. 올해 처음으로 차려진 밥상, 조금은 설 익은 듯 했다. 내년엔 좀 더 맛깔스런 음식이 차려 나올까? 좋은 생각으로 시작한 대회, 좀 더 많은 이들이 함께 하길 바라는 맘으로 내년을 기대해 본다.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