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인들과 대화를 나누다 보면 하나같이 꿈꾸는 것이 한 가지 있다. 그것은 자신의 코트를 소유하는 것이다. 그런 꿈을 꾸는 이들은 한결같이 “경관 좋은 곳에 멋진 코트 한 면 지어 지인들 불러 좋아하는 테니스 치고 고기도 구워 먹고 싶다”고 말한다.
모란동물병원 김상현 원장. 그는 마음먹은 것을 실천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한다. 테니스 코트를 만드는 것도 그 마음먹은 것 중 하나다. |
그러나, 코트 한 면 만든다는 것이 말처럼 쉽다면 얼마나 좋을까? 코트 한 면을 만드는 데 필요한 토지, 그리고 바닥 면 공사비와 시설비…등 등, 거기에 조금 더 욕심을 부린다면 사시사철 날씨와 상관없이 볼을 칠 수 있도록 지붕까지 씌운다면…. 마음은 이미 코트에서 볼을 치고 있겠지만 현실은 그렇게 녹록치가 않다.
그러나, 이런 꿈을 그냥 꿈꾸는 것에서 벗어나 실제 현실로 만드는 이가 있다. 경기도 광주 쌍령에서 모란종합동물병원을 운영하고 있는 김상현 원장이다.
전국대회에서 4회 우승을 했을 정도로 테니스 실력 역시 출중한 김상현 원장은 10여년 전부터 꿈꿔오던 코트를 만들기 위해 1천여평의 토지를 구매했다. 김원장은 그곳에 실내 테니스 코트 3면, 실외 한 면, 그리고 배드민턴 코트 7면을 만들 계획을 갖고 있다. 그의 이야기를 잠시 들어본다.
진료를 하고 있는 김상현 원장과 모란 동물병원 내부 모습 |
- 테니스는 언제부터 시작했나?
89년부터 시작했다. 어려서부터 탁구, 야구 등 스포츠를 좋아했다. 동물병원 앞에 테니스 코트가 있었는데 지인들이 테니스가 좋다고 계속 추천을 해서 테니스를 시작했다. 테니스가 적성에 맞았는지 시작 6개월 만에 제1회 성남시장배 신인부에서 우승을 했다.
- 테니스 시작 6개월만의 우승은 대단하다. 지금까지의 입상 경력은?
입상은 다수 했고, 신인부 2회, 베테랑부 2회 우승했다. 가장 최근으로는 제1회 나사라배에서 우승을 했다. 나사라배 대회장인 김창림 대표와는 오래 전부터 친분이 두터운데 그때 우승을 해서 참 좋았던 기억이 있다.
- 89년부터 테니스를 시작했으니 구력이 30여년 가까이 됐다. 그때와 지금 가장 달라졌다 느끼는 점은 무엇인가?
그때는 테니스 인구가 많지 않았다. 비교적 일정 수준 이상의 사람들이 테니스를 했기에 꽤나 권위적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그런 권위적인 부분이 많이 사라진듯하다. 가장 많이 변한 부분은 이 부분이지 않을까? 아마도…젊은 층의 유입이 그런 탈 권위를 가져오지 않았을까?
김상현 원장의 입상 트로피, 제1회 나사라배의 우승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한다. |
- 선수들 후원을 꽤 했다고 들었는데?
전웅선 선수를 비롯해서 명지대 선수, 그리고 성남시 소속 선수들 후원을 좀 했다.
- 선수들 후원한 이유는?
내가 좋아하는 운동을 하는 선수를 도와주고 싶었다. 테니스 선수들이 힘들게 운동하는 경우가 많다. 내가 누구를 경제적으로 후원을 하고 그럴 형편은 아니지만 어렵고 힘들게 운동하는 선수들에게 내가 조금이나마 힘이 되기를 바랬다. 선수는 자신을 지켜봐 주고 응원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에 기운을 얻고, 난 또 그렇게 잘 성장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 좋은…그런 관계 맺음이 좋다.
- 실제, 엘리트 선수들과 동호인들과의 간극이 어느 정도 있다. 그 간극을 어떻게 줄여야 좋을까?
참…어려운 일이다. 서로 간극을 줄이려는 노력을 해야 하지만 우선은 선수들의 잘 못된 스타의식을 말하고 싶다. 선수들은 하나의 상품이다. 상품은 상품답게 잘 포장해서 선보일 줄 알아야 한다. 테니스 선수라고, 볼을 잘 친다고 동호인들이 다 좋아하지는 않는다. 그런데 엘리트 선수라고 어깨에 힘을 주고 다니는 선수들이 있다. 어려서부터 부모를 비롯 주변 사람들로부터 받고만 자라고, 또 잘한다 소리만 들은 선수들이 주로 그런 모습을 보인다. 선수들이 먼저 동호인들에게 다가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그래야 훨씬 빨리 그 간극이 줄어든다. 동호인들 중 나같이 후원을 하고 싶어도 선수를 알아야 하기 쉬운데 잘 알지 못하기에 그냥 마음만 있는 분들이 많다.
- 테니스 코트를 짓는다 들었는데 몇 면이나 짓나?
땅은 1천여평 된다. 거기에 실내 테니스코트 3면, 실외 1면과 배드민턴 코트 7면을 만들 계획이다. 내년 상반기 중에 선 보일 수 있을 듯 하다.
테니스 코트를 지을 부지, 광주 초월ic가 눈에 들어온다. |
- 동물병원이 제법 잘 되는 것으로 들었다. 생업을 위해서 만드는 것도 아니고…있는 시설 활용하면 되지 굳이 큰 돈 들여 뭐 하러 만들려 하나?
내가 은퇴하고 놀 장소를 만든다고 하면 되려나? 많은 동호인들이 나와 같은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나는 내 생각을 그저 생각에서 멈추지 않고 행동으로 옮기고 있는 것뿐이다. 방국장이 하는 더 테니스도 그렇지 않나? 누구나 생각은 하지만 그것을 실천하는 게 어려워 행동에 옮기지 못하고 있는 걸 방국장이 그렇게 몸으로 뛰어 다니며 실천하고 있기에 다들 인정해주는 거라 난 생각한다. 내 직업이 있는데 내가 이거 해서 돈 벌려고 하겠나? 손해만 보지 않는다면 그걸로 족하다. 여기 광주시(경기도)의 테니스가 많이 활성화 되어가는 조짐이 보이지만 아직은 전국적으로 봤을 때 낙후된 지역이다. 좋은 시설이 들어 서면 선수들이 운동하는데 좀 더 좋은 여건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 계획하고 있는 시설은 어떻게 되나?
테니스 코트 4면, 배드민턴 코트 7면의 운동시설, 그리고 지하에 노래방 시설이 되어 있는 테니스 펜션을 지을 계획이다. 서울에서 멀지 않은 곳에 1박2일 아무 부담 없이 테니스 치고 즐기다 갈 수 있는 곳이 될 것이다. 또한, 테니스 아카데미를 만들어 선수들을 육성하고 싶다.
- 지금 이렇게 개인이 추진하는데 어려운 점은 없는가?
일을 진행하다 보니 허가내는게 참 시간이 많이 걸린다. 체육시설에 대한 규제가 너무 많다. 이게 자연을 오염시키는 혐오시설도 아닌데 참 많은 부분 신경 써야 할 것이 많더라. 문화, 체육시설에 관해서는 관공서에서 신경을 좀 더 써줬음 하는 바램이 생기더라. 예를 들어 공장을 세우면 공장 부속물로 가설건축물을 만들 수 있다. 나처럼 따로 체육시설을 허가 내고 만드는 것보다 그렇게 공장시설 옆에 가설 건축물로 테니스코트를 지어 활용하는 것이 훨씬 편하겠더라. 이 부분 잘 생각해 볼 일이다. 그 가설건축물을 실내테니스코트로 만들어 활용할 수 있다면 우리나라 테니스 인구 저변확대에 커다란 공을 세울 것이다.
테니스 코트 부지는 1천여평, 그 주변을 둘러보니 1천여평의 토지가 더 개발되고 있었다. 공사 중이어서 이곳엔 뭐가 들어서냐고 물었더니 땅 주인이 택지 분양하려 개발중이라며 “테니스 동호인들이 이곳에 들어와 집을 짓고 함께 운동하며 살면 얼마나 좋을까요?”라며 테니스 동호인들이 함께 모여 즐겁게 살고 싶은 바램을 나타냈다. 현재 그 부지는 보존 관리지역에서 계획 관리지역으로 변경을 추진하고 있다고 한다. 모란동물병원 김상현 원장이 추진하고 있는 코트 부지는 광주시 초월 IC가 눈앞에 보인다.
모란 동물병원 직원들, 김원장은 "테니스 동호인들이 모란 동물병원을 찾아준다면 10%할인을 해주겠다"며 웃으며 말했다. |
인터뷰가 있었던 날은 김상현 원장이 야간 당직을 선 날이었다. 당직으로 피곤했을터인데도 피곤한 내색 없이 1시간여의 인터뷰에 응했다. 동물을 사랑해서 수의사가 됐고, 테니스를 사랑해서 테니스인이 됐다는 그, "동물을 사랑하는 테니스 동호인들께서 우리 모란 동물병원을 찾아 '테니스인 입니다' 하시면 일반인과 다른 특별한 혜택으로 모시겠다. 또한, 우리나라 테니스 발전을 위해 동분서주 하는 더 테니스를 위해 그 수익금의 일부를 기부하고 싶다" 며 특유의 미소를 지으며 인터뷰를 마쳤다. 그가 운영하는 동물병원은 경기 광주 경안점(031-767-7588)과 쌍령점(031-765-1100) 두 곳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