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회 서귀포 칠십리 전국 동호인테니스대회가 시작됐다. 2018 (사)한국테니스발전협의회(회장 이기재, 이하 카토)랭킹 MA그룹인 서귀포칠십리대회는 지난 1월28일(일) 지역 신인부 및 혼합복식이 진행된 데 이어 2월2일(금) 개나리부, 국화부가 진행됐다. 올해로 16년째 맞는 서귀포 칠십리 대회는 서귀포시 테니스장을 비롯 관련 코트에서 진행됐고, 개나리부 85팀, 국화부 64팀이 참가했다.
서귀포칠십리배는 카토에서 개최하는 대회 중 가장 첫 번째 열리는 대회다. 동호인들은 겨울을 보낸 후 기지개를 펴듯 제주도 대회를 생각한다. 테니스는 테니스대로, 제주 여행은 여행대로 가치를 둔다. 자신의 삶 속에 테니스가 녹아 있는 듯 어느 한 곳에 가치를 두지 않는다. 이기면 이기는 대로, 패하면 또 패하는 대로 즐겁다. 남아있는 시간 동료들과 눈과 귀, 그리고 입을 즐겁게 할 곳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서귀로 칠십리배를 찾은 대구팀과 보령 T.L.C팀.
오전 10시, 개나리부와 국화부 경기가 시작됐다. 많은 선수들과 만나면서 서귀포 칠십리대회에 대해 물었다. 그 중 처음으로 클럽 동료들과 서귀포 칠십리배에 참가 했다는 한 동호인의 말을 전한다. 첫 출전 선수의 이야기를 기사에 담는 이유는…두 가지다.
참가 경험이 많으면 “이 대회는 원래 그래”라며 상황에 익숙해져 느끼지 못하는 것을, 처음 참가하는 선수는 “이 대회는 왜 그러지?”라며 어떤 상황에 대해 훨씬 더 크게 느낄 수 있고, 그녀 역시 충청도 한 지역에서 전국대회를 주도적으로 개최하고 있고 대회 참가를 비교적 많이 해 비교할 수 있는 대상이 있기 때문이다. 그녀는 비교적 가볍게 2가지의 장점과 1가지의 단점을 언급했다.
< 2가지 장점 >
- 참가비가 싸다.
서귀포 칠십리배는 MA그룹으로 카토에서 개최하는 대회 중 가장 큰 그룹에 속한다. 최근 극히 일부 대회를 제외한 대부분의 복식 랭킹대회 참가비가 5만원을 상회하는데 서귀포 칠십리배는 4만4천원(꿈나무 육성기금 4천원 포함)이다. 1만원 가량 저렴하다. 이에 대해 서귀포 테니스협회(회장 한기환)는 “우리 서귀포대회는 특별한 대회다. 제주 지역의 동호인들을 제외한 대회 참가자들이 비행기나 배를 타고 제주에 들어와야 한다. 물론, 대회를 참가하는 선수들이 꼭 우리 대회에 참가하기 위한 목적만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최소한 우리 서귀포 테니스 협회에서 제주를 찾아주는 테니스 동호인들을 위해 단 한가지라도 배려를 해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서귀포 17면 코트에서 참가 동호인들이 대회를 하고 있다.
- 개회식이 없다.
사실, 개회식 문제는 어떻게 받아들이냐에 따라 다르다. 지자체로부터 예산을 지원받는 대회는 협회의 의지와 상관없이 개회식을 개최해야 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개회식은 기본적으로 참가 동호인들에게 약간의 불편함을 안긴다. 시간이 길어지면 경기 시간 역시 지체 되고, 원하든, 원치 않는 개회식장에 서서 진행 순서에 따라 이야기를 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혹서 혹한기에는 더 힘들 수 밖에 없다. 주최, 주관하는 입장에서도 불편함은 마찬가지다. 주요 인사 초청 및 행사 준비, 그리고 예우 등 신경 써야 할 것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거기다 앞에서 언급했듯 개회식이 길어져 대회가 예정된 시간보다 늦게 시작되기라도 한다면 진행위원, 참가자들에게 개회식이 늦어져서 대회가 늦게 진행된다며 불만스런 일들을 옴팡 뒤집어 쓸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서귀포 칠십리배는 개회식이 없는 것에 대해 “멀리서 힘들게 서귀포까지 오신 분들에게 개회식을 함으로써 불편함을 끼치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다.
서귀포 칠십리배 한기환 회장(중앙)과 카토 이기재 회장(우), 그리고 김선교 양평군수(좌), 양평군 김선교 군수는 양평군에서 서귀포를 찾은 동호인들 격려 및 칠십리배 신인부에도 출전한다.
< 1가지 단점 >
- 물 한 병쯤 주었음 더 좋았을 게다.
“대회 다니면 여자들은 음식물, 음료 등을 많이 싸가지고 다녀요. 그런데, 제주도에 오는데 그런 것을 싸 들고 올 수 없잖아요? 최대한 짐을 가볍게 해야 하니까. 코트에 도착해서 물을 먹고 싶었는데 처음이어서 그런지 정수기 찾느라 애 먹었다. 제주도는 물의 고장인데 물 한 병쯤은 줘도 괜찮지 않을까 생각해 봤다” 그녀의 말이다. 물의 고장이라는 말이 무슨 말이냐 했더니 “그 유명한 삼다수를 제주도에서 생산하잖아요”라고 말한다.
이에 대해 칠십리배 대회장자 서귀포 테니스협회 한기환 회장은 “좋은 이야기다. 내년 대회부터는 ‘삼다수’에 요청해서 생수 한 병씩 줄 수 있도록 해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유일의 화산 암반수다. 제주도에 내린 빗물이 현무암층을 거치면서 화산 암반에서 걸러진 물을 지하 420m암반층에서 끌어올려 생산한다. ‘삼다수’는 우리가 좋은 물이라 칭하는 프랑스의 ‘에비앙’ 생수보다 훨씬 좋은 물이다.”고 삼다수에 대해 언급했다.
물과 관련하여 협회의 한 임원은 “과거에 생수를 공급했었다. 무료로 제공하다 보니 한 모금 마시고 내 팽겨 쳐두는 등 낭비가 너무 심했다. 그 이후부터 공급을 중단했다”며 우리 동호인들의 인식도 다시 한번 되새겨 봐야 한다고 말했다.
서귀포 칠십리배 국화/개나리부 입상자와 서귀포, 카토 임원들.
오후 10시경에 끝난 국화부 결승은 김영희, 엄미희 페어가 지인실, 오가은 페어를 6대3으로 물리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김영희, 엄미희 페어는 “4강전부터 다리 경련이 있어 힘들었다”며 “올해 카토 첫 대회에서 우승해서 기쁘다”고 말했다.
서귀포 칠십리대회는 3일(토) 혼합복식과 신인부 대회가, 4일(일)에 혼합복식, 신인부 8강전과 함께 오픈부 대회가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