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윔블던 5일째, 남자 단식 2라운드에서 후안 마틴 델 포트로(아르헨티나, 27세, 165위)가 시드 4번 스탄 바브링카(스위스, 31세, 5위)를 세트 스코어 3대1(3-6 6-3 7-6<2> 6-3)로 누르고 3라운드에 진출했다. 이로써 바브링카는 3년 연속 8강 진출에 실패했고, 델 포트로는 2013년 준결승 진출 후 3년만에 3라운드 진출했다.
2014년 1월 세계랭킹 4위까지 올랐던 델 포트로는 1년 후인 2015년 2월, 621위까지 랭킹이 하락했다. 그리고 다시 1년이 지난 2016년 2월에는 1045위까지 떨어졌다. 델 포트로의 랭킹이 번지 점프 대에서 뛰어 내린 듯 4위에서 1045위까지 급격히 떨어진 이유는 손목 부상이었다. 2014년 두바이 오픈 32강에서 솜데브 데바르만과의 경기에서 손목부상으로 기권을 한 델 포트로는 1년 후 1월에야 시드니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그러나 얼마 후 다시 그는 병원으로 가야만 했다.
2009년 US오픈에서 당대 최고의 테니스 황제인 로저 페더러를 누르고 우승컵을 들어 올렸던 델 포트로는 그렇게 부상이라는 악마의 덫에 걸려 기억 속에서 사라지는 줄 알았다.
그랬던 그가 1045위를 끝으로 다시 튀어 오르기 시작했다.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테니스를 포기하지 않는 한 말이다. 그는 코트에 다시 나타났고, 꾸준히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성적은 신통치 않았다.
하드코트에서 클레이 코트로, 클레이에서 잔디 코트로 오면서 델 포트로는 잃었던 경기력을 회복하고 있었을까?
델 포트로가 우승 후보 중의 한 명인 세계 5위 스탄 바브링카를 2라운드에서 부쉈다. 델 포트로는 바브링카에 비해 서브 에이스도(9:15) 위닝샷(23:47)도 반 밖에 되지 않았다. 그러나 언 포스드 에러 역시 바브랑카의 반(25:48)밖에 되지 않았다. 파워와 파워 싸움에서 철저한 통제력을 발휘했다.
198cm의 큰 키에서 품어져 나오는 서브, 그리고 라켓을 높이 들어 내려 찍는 강력하고 무거운 포핸드는 델 포트로의 트레이드 마크다. 바브랑카에 비해 델 포트로가 조금은 우위에 서 있는 부분이라 할 수 있다. 앞을 향해 뿌리는 듯한, 포핸드나 백핸드나 별 반 다르지 않은 속도와 무게감의 무시 무시한 백핸드를 가지고 있는 바브링카를 향해 적절한 슬라이스를 보냈다. 잔디 코트에서 낮게 깔리는 슬라이스는 바브링카의 트레이드 마크인 백핸드 다운더라인은 물론이거니와 파워를 철저하게 봉인해 버렸다. 자신의 강점인 포핸드를 살리고 바브링카의 강점인 백핸드를 눌렀다. 델 포트로의 전략적인 승리다.
델 포트로의 3라운드 상대는 도날드 영을 누르고 올라 온 루카스 푸일르다. 바브링카와의 경기에서 보여줬던 경기력이면 무난히 승리할 것으로 보인다. 2013년 4강에 올랐던 델 포트로가 윔블던에서 재기의 날개를 펼 수 있을지 주목해 볼 일이다.
한편, 윔블던 5회 우승자이자 36세로 최고령 출전자인 비너스 윌리엄스와 러시아의 떠오르는 신예 다리아 카사트키나의 경기는 3세트 10대8까지가는 대 접전을 펼친 끝에 비너스가 승리했다. 세레나 역시 크리스티나 멕헤일을 2대1로 역전승 시키며 힘겨운 승리를 했다. 윔리엄스 자매 모두 3라운드 진출 했지만 부모의 애간장을 태우는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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