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쾌한 방송으로 전 국민의 사랑을 받고 있는 장성규 씨를 지난 8월에 인터뷰 했다. 그의 두 가지 삶, 방송과 테니스에 대한 이야기를 솔직하게 2편으로 나눠 담아본다. 이 인터뷰는 테니스그라피 10월호에 실려 있습니다.
1편: 장성규의 삶 - 방송
2펴: 장성규의 삶 - 테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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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인이자 테니스 매니아인 장성규 |
방송인 장성규는 첫 테니스 레슨을 받은 날짜를 정확히 기억했다. 2023년 5월 2일이었다. 아침 라디오에서 하차한 뒤, 그 시간을 잠으로 보내고 싶지 않아 시작한 운동이었다.
그리고 만 11개월 만에 첫 우승을 했다. 그 순간 그는 울었다. 늘 누군가의 경기를 지켜보던 자신이 주인공이 됐다는 사실이 벅찼다. 이후 테니스는 술자리보다 먼저 챙기는 일상이 됐고, 아들과 함께 도전하는 운동이 됐다.
스타가 되고 싶었던 욕심도, 사랑받으며 교만해졌던 순간도 숨기지 않았다. 파트너의 도움을 받는다는 말에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솔직하게 자신을 돌아보는 장성규에게 테니스는 또 하나의 배움이자 큰 선물이었다.
Q. 먼저 본인 소개를 부탁한다.
안녕하십니까? 테니스를 사랑하는 방송인 장성규입니다.
Q. 성장 과정에서 가장 큰 영향을 준 사람은 누구였나.
가정형편이 넉넉하지 않았습니다. 중3때부터는 많이 방황했던 시기였어요. 그러다 우연히 종교를 갖게 됐는데, 고등학교에 올라간 뒤 목사님께서 일주일에 한 번씩 저를 찾아오셨습니다.
점심시간에 제가 좋아하는 돈가스를 사주셨어요. 그저 묵묵히 제가 밥 먹는 모습을 지켜보시면서 제 친구가 돼 주셨습니다. “왜 나에게 이렇게 잘 하시지?”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 상황이 참 아름답게 느껴졌어요.
‘나도 외로운 누군가에게 힘이 돼주는 어른이 되고 싶다.’
그때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제 인생의 전환점이었던 것 같아요.
Q. 공인회계사를 준비하다 아나운서로 진로를 바꾼 이유는.
경제학과에 다녔는데, 같은 과 친구들이 대부분 회계사를 준비했습니다. 저도 하고 싶어서라기보다 남들이 하니까 따라갔던 것 같아요.
당시 여자친구와 결혼하고 싶다는 마음도 컸습니다. 그 친구는 직장이 있었는데 저는 졸업까지 2~3년이 남아 있었거든요. 빨리 취업해야 한다는 조급함이 있었습니다. 회계사 자체가 목적은 아니었으니 집중하는 데 한계가 있었고, 재미도 없었어요.
그때 제 여자친구가 헤어지자고 하더군요. 여자친구가 제 전부였는데…. “제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을 찾는 게 아니라, 자신과의 결혼을 위해 무언가 하려는 모습이 미안해서”라는 게 헤어지자는 이유였어요.
헤어지고 석 달 정도 방황했습니다. 그러다 교회 수련회에서 기도하는데 갑자기 ‘아나운서에 도전해볼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스물여덟 살에 준비를 시작했어요.
Q. MBC ‘신입사원’에 출연했을 때 5천 5백명여 중 최종 5위에 올랐는데.
‘왜 나는 해도 다 안 되지?’ 그런 생각으로 자존감이 많이 낮아져 있던 때였습니다. 16주 동안 매주 면접을 보는 프로그램이었는데, 한 단계씩 통과할 때마다 자존감이 올라갔어요.
실시간 검색어 1위도 하니까 제가 뭔가 된 것처럼 교만해지기도 했습니다. 마지막 녹화 때는 ‘나 아나운서 되겠는데?’라는 생각까지 들었어요. 그런데 떨어져버렸습니다.
그때 정신을 차렸어요. ‘이런 게 연예인 병인가?’ 싶었습니다. ‘그래, 너는 떨어졌어야 해.’ 그렇게 스스로를 다독였던 것 같아요.
Q. 이후 JTBC 1기 아나운서로 입사했다. 예상했던 아나운서 생활과 달랐나?
아나운서 조직은 위계가 엄격하다고 알고 있었습니다. 전현무 선배도 아나운서 시절 재미있는 모습을 보이면 선배들에게 혼났다는 이야기를 하셨으니까요. 저도 무서움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JTBC에서는 “성규야, 너 하고 싶은 것 다 해. ‘신입사원’에서 보여준 재미있는 모습이 좋아서 데려온 거니까 그 색깔을 잃지 마”라고 해주셨어요. 다양성을 존중해주고 열려 있는 분위기였습니다.
위 선배가 없는 1기였던 덕분에 놀이터처럼 즐겁게 다녔어요.
Q. ‘선 넘규’라는 별명은 어떻게 생겼나.
제가 스타가 되고 싶은 야망이 컸습니다. 솔직히 많이 뜨고 싶었어요. 굉장히 속물적이죠. 어떻게 하면 인기가 많아질 수 있을까 고민했습니다. 아나운서라는 타이틀이 있는데 조금 과하게 하면 남다르게 보이지 않을까 싶었어요.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서 정형돈 선배와 함께 코너를 맡았습니다. 선배가 제 과한 모습을 보면서 “선 넘지마, 선 넘지 마. 너 선 넘규야?”라고 하셨어요. 그렇게 만들어 주신 별명입니다.
그때는 ‘선 넘규’라고 하면 다 알아봐 주셨어요. 형돈 선배께 감사한 마음이 큽니다. 귀인을 만난 거죠.
Q. 잘 나가던 아나운서에서 프리랜서 전환을 결심한 이유는?
제 안에는 어려웠던 어린 시절 때문에 생긴 결핍이 있었어요. 돈을 많이 벌어서 집안을 일으키고, 부모님께 보답하고 싶었습니다.
아나운서 월급도 작지 않았고 부수입도 있었지만, 더 큰 스타가 돼서 더 많이 벌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솔직히 속물적인 마음이었죠.
그 당시 아이가 서너살이었는데 더 자라기 전에 도전해보자는 마음도 있었습니다. 아이가 초등학교 고학년 이상 됐을 때 제가 방송에서 까불다가 욕먹을 일이 생기면 아이가 힘들어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주변에서는 모두 반대했지만 사표를 냈습니다.
Q. 독립 이후의 활동은 기대만큼 잘 풀렸나.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2019년 4월에 퇴사했는데, 5월에 ‘워크맨’ 첫 방송이 나갔어요. 그해 연말에 신인상을 비롯해 여러 상을 받았습니다. 최고의 해였죠.
주변에서 “너는 어떻게 그렇게 복이 많냐”고 했습니다. 모든 게 맞아떨어졌던 것 같아요. ‘아는 형님’이 제 인지도를 높여줬다면, ‘워크맨’은 지금의 저를 만들어준 시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과분한 사랑을 받으니까 또 교만해질 것 같았고, 실제로 살짝 그런 모습도 있었어요. 그런데 이미 ‘신입사원’ 때
경험했잖아요. 그때부터 저 자신과 대화를 많이 하면서 스스로를 돌아보기 시작했습니다.
Q. 방송에서 보여주는 모습이 실제 성격인가? 아님 컨셉인가?
정말 친한 친구들과 있을 때 나오는 모습입니다. 친하지 않으면 말을 잘 안 하고 조용히 있어요. 괜히 농담했다가 집에 가서 후회할 때가 있거든요. ‘내가 왜 그런말을 했지?’ 하고요. 그래서 차라리 말을 하지 말자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카메라가 돌면 제 일이니까 상대를 친한 친구처럼 생각하며 편하게 하려고 합니다. 짓궂게 한 뒤에도 과했던 부분은 사과드리고 마무리할 수 있으니까요.
- 2편에서는 장성규의 테니스에 대한 이야기가 펼쳐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