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테니스를 잘하는 선수들은 실업팀으로 빠지기도 하는데 대부분 대학에 진학한다. 대학에서도 잘 하는 대학과 그렇지 못한 대학 두 분류로 나눠져 있다. 잘 하는 대학, 열심히 하는 선수는 정말 열심히 한다. 그런데 그렇지 못한 선수들도 꽤 많다. 고등학교때는 대학에 진학을 위해서, 대학교때는 장학금을 받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운동을 한다는 선수도 많이 본다. 우승하면 100%, 준우승은 80%, 3위는 20%를 받는다(학교에 따라 다를 수 있음). 자신의 꿈보다는 장학금을 타기 위해 운동하는 것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첫 번째가 실업팀에 가서 선수로 계속 활약하는 것이고 두 번째가 테니스 지도자인 것 같다. 대학을 졸업하면 사회인인데, 사실 진로에 대한 고민이 많다. 실업팀, 지도자, 임용고시 등 자신의 여건에서 최대한 생각을 해보지만, 대부분은 실업팀과 지도자다. 다른 진로에 대한 정보가 많지 않고, 또 그만큼 다른 진로에 대한 준비가 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지금은 많이 달라지고 있다고 들었지만 내가 중·고등학교때는 수업을 듣지 않고 운동만 했다. 수업을 들어가도 엎드려 자는 경우가 많았다. 대학에 들어와 공부와 병행하려 보니 기본적인 상식이 부족해서 많이 힘들었다. 고등학교때 운동뿐만이 아니라 공부도 열심히 했으면 대학에 들어와서 이렇게 힘들지 않았을 텐데 하는 후회가 많이 됐다. 중·고등시절에 운동과 함께 공부도 열심히 하길 적극 권한다.
대학 후배들에게는 등록금 등 당장의 현실적인 부분보다 앞으로 사회에 나가 무엇을 할 것인지도 잘 생각해 보는 등 테니스에 대한 자신의 꿈을 향해 나아갔으면 좋겠다.
고등하교 다닐 때 솔직히 내가 그랬다. 선배들이 “테니스가 전부가 아니다. 공부도 해야 한다”고 말씀해 주셨는데, 운동할 시간도 모자라는데 언제 공부를 하나…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사실 생각해 보면 대부분 열심히 운동하지 않는다. 단 몇 시간이라도 집중해서 운동해야 하는데 매일같이 운동을 하다 보니 집중하지 않고 대충 시간 때우는 경우가 많다. 시간이 없다는 것은 핑계고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은 충분히 있다고 생각한다. 운동할 때 집중해서 하고, 시간 때우려는 시간에 공부를 하면 된다. 제가 이렇게 말해도 느끼지 못하면 안 할 거다. 나도 대학교에 들어와서 느꼈다. 본인이 느껴 봐야 한다.
이슬 선수와의 인터뷰는 30여분 지속됐다. 인터뷰 하는 중간에 비가 내려 경기를 하던 선수들은 실내 코트로 이동했다. 이슬 선수는 고등학교때는 대학 진학에 대한 압박감에 운동을 열심히 했다고 했다. 대학에 들어오면 목적 달성을 했으니 운동을 게을리 하다가 3,4학년때 진로에 대한 압박으로 다시 열심히 한다고 했다. 장학금을 받기 위해 운동을 하는 테니스 선수들 역시 많다고 했다.
이름만 대면 대부분의 테니스인들이 알고 있는 정현(한체대)이나 홍성찬(명지대) 역시 대학에 적을 둔 선수다. 투어와 국제대회를 뛰고, 국가대표로 활동하며 언론에 회자되는 그들과 달리 이 대회에 출전한 선수들의 대부분은 언론으로부터 집중 조명을 받지 못했던 선수들이다. 이슬 선수가 언급했던 부분들이 어쩌면 이슬 선수 개인적인 생각 일수도 있다. 그러나 비슷한 나이, 비슷한 직업을 가진 이들의 현실과 고민이 많은 차이 나지 않듯, 그 나이 또래의 테니스 선수들 역시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현재와 미래에 대한 비슷한 고민을 갖고 선수 생활을 하고 있을 것이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오로지 테니스만 했고, 중·고등학교를 거쳐 대학에 들어와서도 테니스를 포기하지 않고 테니스 선수생활을 하고 있는 이곳의 선수들, 대학을 졸업하면 테니스 선수와 동호인을 육성하는 지도자가 되고, 테니스와 관련된 분야에서 일을 하게 될 것이다. 결국, 이들이 앞으로 우리나라의 테니스계를 밑바닥에서부터 지탱하고 이끌어 나갈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대한민국의 테니스라 해도 과언은 아니다.
세계적으로 이름을 날릴 수 있는 선수를 육성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모든 테니스 선수들이 국가대표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니기에 언론에 대서특필 되지 않는 이들 역시 테니스를 하고 있는 이상은 테니스협회의 적절한 보살핌과 사회적인 관심이 필요함은 당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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