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사적인 코스타 국화 1호 탄생, 그녀들의 이야기


    • 많은 이들의 관심 속에 코스타(KOSTA) 제1호 국화가 탄생했다. 주인공은 류세은(울산 테라)·이채원(유곡 하와이) 페어다. 이들은 이선미(경주 원화·포항 국향)·최진주(경주 원화·포항 국향) 모녀 페어와의 결승에서 6-3으로 승리하며 코스타 랭킹 1호 국화의 영예를 안았다.

      4월 4일 열린 택스아이 2026 코스타 랭킹 4그룹 대회인 제7회 GA스타금융그룹 전국동호인 테니스대회 개나리부에는 당초 약 160개 팀이 참가 신청을 마쳤다. 그러나 우천 예보로 인해 오후 1시 경기 진행 소식이 전해지자 40여 팀이 먼저 출전을 취소했다. 여기에 오전 11시쯤 비가 그칠 것이라는 예보와 달리 오후 1시가 넘도록 비가 계속되자, 대회 주최 측은 경기를 원하지 않는 선수들에게 환불하겠다고 했고, 그 결과 현장에서 다시 20여 팀이 참가를 포기했다.
      개나리부 출전한 선수가 진행위원을 도와 밀대로 코트를 정리하고 있다
      개나리부 출전한 선수가 진행위원을 도와 밀대로 코트를 정리하고 있다
      코스타의 첫 대회에 하늘은 유난히 심술궂었다. 그러나 거센 비바람을 견딘 나무가 더 오래 살아남고, 더 멋진 형상을 만들어 내듯 선수들과 대회 진행위원들은 함께 밀대를 들고 코트를 정비했다. 위기 앞에서 하나로 뭉치는 모습은 우리 사회가 지닌 특유의 응집력을 그대로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오후 2시를 조금 넘겨 경기는 시작됐다. 바람은 선선했고, 하늘은 오히려 경기를 치르기에 더없이 좋은 조건으로 바뀌었다.
      궂은 비가 그치자 하늘은 운동하기 더 없이 좋게 변했다
      궂은 비가 그치자 하늘은 운동하기 더 없이 좋게 변했다
      개나리부 경기 시작 약 7시간 만인 오후 9시 무렵, 류세은·이채원 페어가 먼저 결승 진출을 확정했다. 그러나 반대편 대진은 그때서야 8강이 막 시작된 상황이었다. 대진 진행에 시간차가 컸기 때문이다. 약 2시간 뒤, 최진주·이선미 페어가 최병란·김은정 페어를 준결승에서 꺾고 결승에 올라 마지막 맞대결이 성사됐다.
      코스타 첫 개나리부 대회에 모녀가 결승에 올랐다 손녀들도 응원의 대열에 합류했다 좌이선미 선수가 어머니고 우최진주 선수가 딸이다
      코스타 첫 개나리부 대회에 모녀가 결승에 올랐다. 손녀들도 응원의 대열에 합류했다. (좌)이선미 선수가 어머니고 (우)최진주 선수가 딸이다
      이날 결승을 앞두고 라이브 인터뷰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흥미로운 사실도 확인됐다. 이선미·최진주 페어는 실제 모녀지간이었다. 구력 13년의 이선미 선수가 어머니, 구력 5년의 최진주 선수가 딸이었다. 관중석에는 이들 모녀를 응원하기 위해 손녀 둘이 함께 자리해 눈길을 끌었다.

      결승에 오른 네 선수 가운데 이선미를 제외한 류세은, 이채원, 최진주 세 선수는 모두 이른바 ‘코로나 둥이’에 가까운 세대였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많은 실내 스포츠가 멈춰선 가운데 비교적 활동이 가능했던 종목은 야외에서 소규모로 즐길 수 있던 테니스와 골프였다. 제한된 사회적 조건 속에서 두 종목에는 폭발적인 인구 유입이 일어났고, 이날 결승 무대에는 그 흐름을 상징하는 선수들이 올라섰다.

      이들 ‘코로나 둥이’ 선수들의 특징은 단연 보기 좋은 스트로크 폼이다. 이전 세대 아마추어 선수들과 비교해 젊은 선수들의 스트로크는 더 세련되고, 더 강하며, 더 역동적이다. 아름다운 폼은 단지 보기 좋은 자세를 넘어, 테니스 메커니즘을 이해하며 훈련해 왔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더욱 의미 있는 점은 결승에 오른 네 선수 모두 기존 랭킹대회에서 단 한 번도 결승 무대를 밟은 적이 없었다는 사실이다. 28세의 류세은은 경기 전 인터뷰에서 “라이브 중계를 많이 봤다. 오늘 제가 직접 그 라이브에 출연하게 돼 영광”이라고 말했고, 파트너 이채원은 “5게임만 하자고 왔는데 결승에 오른 것이 믿기지 않는다”고 웃었다. 최진주는 “엄마랑 대회에 왔는데 오늘 꼭 엄마를 개나리부에서 졸업시키고 싶다”고 했고, 이선미는 “딸과 즐겁게 게임하겠다”며 미소를 지었다.

      결승 초반은 팽팽했다. 첫 턴부터 양 팀은 서로의 서브게임을 브레이크하며 혼전을 이어갔다. 이선미의 탄탄한 수비와 노련한 네트 플레이, 최진주의 강력한 포핸드, 류세은의 안정적인 스트로크, 이채원의 빠른 발이 맞부딪치며 결승다운 긴장감을 만들었다.

      승부의 흐름은 중반 이후 달라졌다. 본래 스트로크가 강점이던 류세은·이채원 페어가 네트 플레이에서 빛나기 시작한 것이다. 류세은은 네트 앞에서 최진주의 강한 스트로크를 빈 공간으로 절묘하게 흘려 보내며 차곡차곡 포인트를 쌓았고, 이채원은 큰 키를 활용한 백핸드 하이 발리로 결정적인 득점을 만들어 냈다. 이들의 적극적인 전진 플레이는 베이스라인 깊숙이 뻗는 최진주의 스트로크와 풍부한 경험을 지닌 이선미에게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했다.

      결국 승부는 류세은·이채원의 6-3 승리로 마무리됐다. 두 선수는 우승과 함께 코스타 랭킹 1호 국화 타이틀을 차지했다.
      코스타 랭킹 국화 1호가 된 이채원좌 류세은우선수
      코스타 랭킹 국화 1호가 된 이채원(좌) 류세은(우)선수. 중앙 이규명 대회장
      우승 후 류세은·이채원은 “소장님을 비롯해 많은 분들이 응원하러 코트에 와 주셔서 큰 힘이 됐다. 너무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특히 경기 전 “라이브에 출연하게 돼 영광”이라고 말했던 류세은은 “오늘 우승하면서 진짜 라이브의 주인공이 됐다. 그 모습을 오래오래 돌려 보게 될 것 같다”며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코스타 랭킹은 지난 3월 28일 창립식을 치렀고, 이번 GA스타배를 통해 마침내 1호 국화를 배출했다. 앞으로 매달 수명의 국화 선수가 탄생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여러 이유로 병목 현상처럼 적체돼 있던 개나리부 선수들의 상위 부서 진출에도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된다.

      생활체육 랭킹 체계는 그동안 적지 않은 분화와 통합의 시도를 거쳐 왔다. 카타와 카토가 분리될 당시 서로의 성적을 인정하지 않았고, 이후 KTA 생활체육 랭킹대회가 등장하면서 KTA는 카타와 카토 우승자들을 모두 인정했지만, 카타와 카토는 다시 신생 KTA의 성적을 인정하지 않았다. 이후 한때 대한테니스협회의 생활체육 통합 기조 아래 세 랭킹 단체가 서로의 성적을 인정하기로 했으나, 결국 완전한 통합에는 이르지 못했다.

      그 뒤 카토 측이 대한테니스협회장 선거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움직였고, 해당 후보가 회장에 당선되면서 카토 주요 인사들이 대한테니스협회 안으로 다수 진출하게 됐다. 이후 현재까지 대한테니스협회와 카토의 밀접한 관계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선행 3개 랭킹 단체의 성적 인정 구조를 보면, KTA는 카타와 카토의 성적을 인정하기로 했고, KTA와 보조를 맞추는 카토 역시 같은 방향으로 운영하고 있다. 반면 카타는 카토와 KTA의 성적을 인정하지 않고 별도 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코스타 랭킹은 이제 첫 대회를 치른 신생 체계인 만큼, 올해 안에 기존 3개 랭킹 단체가 곧바로 인정하기에는 분명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과거에도 순차적으로 서로를 인정해 온 전례가 있는 만큼, 코스타 역시 머지않아 공식적인 인정의 흐름 안으로 들어올 가능성이 크다.

      만약 코스타가 안정적이고 수준 높은 랭킹대회를 지속적으로 개최하고 있음에도 유독 코스타만을 배척한다면, 생활체육 발전을 위해 랭킹대회를 운영한다는 기존 단체들의 명분 역시 설득력을 잃을 수밖에 없다. 결국 중요한 것은 특정 단체의 이해가 아니라, 한국 생활체육 테니스 전체의 발전과 선수들의 기회 확대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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