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하이 마스터스 투어기 1> 다시, 상하이로 간다
    • 상하이 마스터스가 열리는 치중경기장
      상하이 마스터스가 열리는 치중경기장

      2026 상하이 마스터스 본선이 어제 시작됐다. 결승전이 열리는 18일까지, 나는 상하이에서 선수들의 경기를 보고 투어단과 시간을 보낸 뒤 마지막 경기가 끝나면 귀국할 예정이다.

      지난해 상하이 마스터스 투어단은 8명이었다. 코로나19 이후 처음 다시 꾸린 투어였다. 코로나 이전에 비하면 참가 인원이 10분의 1 수준이었지만, 그 여덟 명과 참 즐겁게 다녀왔다. 규모가 작아진 만큼 한 사람 한 사람과 더 가까이 지낼 수 있었던 여행이기도 했다.

      올해 해외 투어단을 이끄는 것은 지난 5월 롤랑가로스에 이어 두 번째다. 이번 상하이 투어는 보고 싶은 경기와 여행 방식에 따라 세 차례로 나눴다. 1차는 1·2라운드에 집중한다. 많은 선수를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는 시기다. 2차는 16강과 8강을 보면서 경기 관전과 관광을 함께 즐기도록 했다. 3차는 준결승과 결승을 지켜보는 하이라이트 일정이다.

      각 회차의 인원은 함께 움직이기 좋은 30명 안팎으로 잡았다. 예전에는 관광버스 두세 대에 나눠 탈 만큼 큰 투어도 진행했다. 경기장에 갈 사람, 운동할 사람, 관광할 사람의 일정을 따로 맞춰주었지만, 모든 사람을 세심하게 살피기에는 늘 아쉬움이 남았다. 여행이 끝난 뒤 혼자 매기는 평가표에서 그 부분은 언제나 감점이었다. 이번에는 그 아쉬움을 조금이라도 덜어보고 싶었다.

      출발하는 날이면 나는 좀처럼 잠을 이루지 못한다. 새벽 운동을 앞두고 별을 보며 밤을 지새우듯, 오늘도 꼬박 날을 샜다. 책상에 앉아 기사 한두 편을 쓰고 이것저것 챙기다 보니 어느새 나갈 시간이 됐다. 검은색보다 흰색이 더 많아진 수염을 정리하고, 간단히 샤워를 마쳤다.

      열흘을 버틸 옷과 용품을 담은 여행 가방 하나. 투어단과 선수들의 모습을 담을 카메라 가방 하나. 그리고 클럽 회원이 선물로 만들어준 보조 가방 하나. 그렇게 가방 세 개를 들고 집을 나섰다.

      시계는 새벽 4시 50분을 가리켰다. 비행기는 오전 8시 50분 출발이다. 집에서 인천공항까지는 차로 한 시간 남짓. 가는 길에 아시아나항공이 출발하는 제2터미널 주차장 상황을 챗GPT에 물었다. 잠시 뒤 자리가 충분하다는 답이 돌아왔다. 무엇이든 물으면 금세 대답이 돌아오는 세상이다. 하지만 오늘 내 마음이 향하는 곳은 휴대전화 화면이 아니라 상하이의 테니스 코트다.

      1차 투어단은 모두 33명. 나를 포함한 8명이 인천에서 출발하고, 나머지 25명은 부산 김해공항에서 출발한다. 공교롭게도 1차는 아랫동네 사람들이, 2차는 윗동네 사람들이 주축이다.

      상하이 푸동 공항으로 데려다 줄 비행기
      상하이 푸동 공항으로 데려다 줄 비행기

      이제 각자의 공항에서 출발한 사람들이 상하이에서 만난다. 누군가는 좋아하는 선수를 처음 직접 보게 될 것이고, 누군가는 오래 기억할 한 경기를 만나게 될 것이다. 그 순간들을 카메라에 담고, 함께 이야기하며, 열흘의 시간을 보내려 한다. 다시 상하이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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