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산더 즈베레프(독일·세계 2위)가 두 차례의 타이브레이크 승부를 이겨내고 2026 US오픈 남자 단식
결승에 진출했다.
대회 1번 시드 즈베레프는 12일(한국시간) 미국 뉴욕 빌리진 킹 내셔널 테니스센터 아서 애시 스타디움에서 열린 준결승에서 카렌 하차노프(러시아·세계 50위)를 3-0(6-3 7-6 7-6)으로 물리쳤다.
세트스코어는 3-0이었지만 경기 내용은 팽팽했다. 특히 2, 3세트는 한 포인트가 승부를 바꿀 수 있는 접전이었다. 결정적인 순간마다 집중력을 발휘한 즈베레프가 두 차례의 타이브레이크를 모두 가져가며 하차노프의 추격을 막았다.
1세트 초반에는 두 선수 모두 자신의 서브게임을 안정적으로 지켰다. 균형이 깨진 것은 즈베레프가 4-3으로 앞선 하차노프의 서브게임이었다. 즈베레프는 긴 랠리에서 상대의 범실을 끌어내며 이날 경기 첫 브레이크에 성공했고, 이어진 서브게임을 지켜 6-3으로 첫 세트를 가져갔다.
2세트에서는 시작부터 즈베레프가 하차노프의 서브게임을 브레이크했다. 그러나 하차노프도 곧바로 반격했다. 1-2에서 즈베레프의 서브게임을 빼앗으며 게임스코어 2-2를 만들었다. 이 브레이크로 즈베레프가 이어오던 37연속 서브게임 무브레이크 행진도 끝났다.
이후 두 선수는 더 이상 서브게임을 내주지 않았고 승부는 타이브레이크로 넘어갔다. 하차노프는 강력한 포핸드와 백핸드 패싱샷으로 즈베레프의 세트포인트를 두 차례 막아냈다. 하지만 즈베레프는 흔들리지 않았다. 세 번째 세트포인트에서 하차노프의 포핸드가 라인을 벗어나면서 14분 동안 이어진 타이브레이크는 즈베레프의 9-7 승리로 끝났다.
3세트에서는 브레이크가 한 번도 나오지 않았다. 두 선수 모두 자신의 서브게임을 여섯 차례씩 지키며 다시 타이브레이크에 들어갔다.
하차노프가 먼저 4-1로 앞서며 반격의 기회를 잡았지만 즈베레프의 집중력이 더 강했다. 즈베레프는 침착하게 격차를 좁혔고 6-6에서 매치포인트를 잡았다. 이어진 랠리에서 하차노프의 포핸드가 베이스라인을 벗어나면서 즈베레프의 결승 진출이 확정됐다.
이번 승리로 즈베레프는 하차노프와의 상대 전적에서도 7승3패로 앞서게 됐다. 또한 올해 그랜드슬램에서 24승2패를 기록하며 메이저대회에서의 강세를 이어갔다.
대회 초반에는 위기도 있었다. 즈베레프는 1회전과 2회전에서 연이어 5세트 승부를 치렀다. 하지만 3회전부터 준결승까지 네 경기에서는 단 한 세트도 내주지 않았다.
즈베레프는 경기 후 “2회전 경기가 새벽 3시에 끝난 뒤 팀원들과 라커룸에서 내가 얼마나 형편없이 경기했는지를 이야기하며 웃었다”며 “그런 유머 감각이 도움이 됐다. 이후 경기력이 조금씩 좋아졌고, 그렇지 않았다면 US오픈 결승에 오르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즈베레프가 US오픈 결승에 오른 것은 도미니크 팀에게 역전패해 준우승했던 2020년 이후 6년 만이다. 당시 즈베레프는 먼저 두 세트를 따내고 마지막 5세트에서는 우승을 위한 서브게임까지 잡았지만 정상 문턱에서 무너졌다.
6년이 흐른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즈베레프는 올해 롤랑가로스에서 생애 첫 그랜드슬램 우승을 차지했고 윔블던에서도 결승에 올랐다. 이번 US오픈까지 3개 메이저대회 연속 결승 진출이며, 개인 통산으로는 여섯 번째 그랜드슬램 결승이다.
즈베레프는 결승에서 벤 셸턴과 프랜시스 티아포의 미국 선수 간 준결승 승자와 맞붙는다.
그는 “일요일이 기다려진다. 셸턴과 티아포는 모두 뉴욕 관중이 사랑하는 선수들”이라며 “미국의 꿈이 현실이 되는 것을 내가 막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2020년 뉴욕에서 눈앞의 우승을 놓쳤던 즈베레프가 6년 만에 다시 US오픈 트로피를 향한 마지막 한 경기를 남겨뒀다. 우승하면 올해 롤랑가로스에 이어 시즌 두 번째이자 개인 통산 두 번째 그랜드슬램 타이틀을 차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