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0만원짜리가 4만원대로…US오픈 준결승 티켓값 91% 폭락
    • 즈베레프-하차노프전 재판매 최저가 28달러…미국 선수 맞대결 야간 경기는 300달러
    • 그랜드슬램 남자 단식 준결승을 4만원도 안 되는 가격에 관전할 수 있는 이례적인 상황이 벌어졌다.

      스포츠 비즈니스 전문 매체 ‘프런트 오피스 스포츠’는 알렉산더 즈베레프와 카렌 하차노프의 2026 US오픈 남자 단식 준결승을 앞두고 2차 거래시장의 티켓 가격이 급락했다고 보도했다.

      티켓 가격 분석업체 티켓데이터에 따르면 이 경기의 최저 입장 가격은 한때 28달러(약 3만8000원)까지 내려갔다. US오픈 본선이 시작될 당시 약 300달러(약 40만3000원)였던 것과 비교하면 90% 이상 떨어진 가격이다.

      특히 경기 사흘 전과 비교한 하락률은 91%에 달했다. 경기 시작 2시간 전 티켓데이터가 집계한 평균가격도 40달러(약 5만4000원)에 불과했다. 재판매 사이트에서는 나란히 앉을 수 있는 2장의 티켓이 장당 33달러(약 4만4000원)에 나오기도 했다.

      이는 US오픈 조직위원회가 공식 입장권 가격을 내린 것이 아니다. 표를 구매한 개인이나 전문 판매업자가 다시 판매하는 2차 시장에서 나타난 가격 변화다.

      디지털 티켓은 경기가 시작되면 사실상 상품 가치를 잃는다. 경기 시간이 다가와도 구매자가 나타나지 않자 판매자들이 손실을 줄이기 위해 가격을 잇달아 낮췄고, 결국 그랜드슬램 준결승 티켓이 경기장 대표 칵테일인 ‘허니 듀스’ 한 잔과 비슷한 가격까지 떨어졌다.

      가격 폭락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대진의 흥행성 부족이 꼽혔다. 즈베레프는 US오픈 1번 시드였지만, 하차노프와의 맞대결은 미국 현지 관중의 티켓 구매를 강하게 끌어낼 만한 대진으로 평가받지 못했다.

      같은 날 야간 세션에 열린 벤 셸턴과 프랜시스 티아포의 준결승은 정반대였다. 미국 선수끼리 결승 진출권을 다투는 경기의 최저 입장 가격은 300달러(약 40만3000원)를 유지했다. 이 경기 역시 사흘 동안 가격이 27% 내려갔지만, 본선 개막 당시 대회 전체 평균인 296달러보다 높은 수준이었다.

      이에 따라 같은 아서 애시 스타디움에서 하루 간격도 없이 열린 두 남자 단식 준결승의 최저가격은 10배 이상 차이가 났다. 세계 정상급 선수들의 대결이라는 경기의 수준보다 자국 선수 출전 여부와 대중적인 흥행성이 티켓 가격에 더 강하게 반영된 것이다.

      여자 단식 결승 티켓 가격도 미국 선수들의 탈락 이후 하락했다. 코코 고프와 제시카 페굴라가 모두 준결승에서 패하면서 여자 결승 최저가격은 약 361달러에서 290달러로 내려갔다.

      남자 단식 결승 최저가격 역시 사흘 동안 22% 하락한 430달러(약 57만7000원)로 집계됐다. 다만 셸턴과 티아포 가운데 한 명이 결승에 올라 미국 남자 선수의 메이저 우승 가능성이 이어진 만큼, 프런트 오피스 스포츠는 즈베레프-하차노프전과 같은 극단적인 가격 폭락은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US오픈 준결승 티켓의 91% 폭락은 스포츠 티켓 가격이 경기의 등급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선수의 인지도와 자국 선수 출전 여부, 경기 시간대, 남은 티켓 수량이 실제 거래가격을 크게 움직인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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