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데이비스컵 첫 날 단식 2경기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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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순우 선수가 게임이 끝난 후 코트에 누워 치료를 받고 있다 |
권순우 선수도, 정현 선수도 1세트를 내주고 2세트와 3세트에서 세트를 가져오며 역전승 하며 우리나라는 먼저 2승을 쌓았다.
오늘은 복식 1매치와 단식 2매치가 낮 12시부터 예정되어 있다. 여기서 우리는 1매치만 승리해도 11월 이탈리아에서 열리는 데이비스컵 8강에 진출할 수 있다. 지금까지 우리나라 테니스 역사에 없었던 기념비적인 날이 된다.
제1단식, 닥시네스와 수레시의 경기에서 승리한 후 권순우는 경기장에서 포효했다. 그리고 코트 바닥에 누웠다. 다리 경련 때문이었다. 동료들은 바닥에 누워있는 권순우 선수를 걱정스러운 눈으로 바라보며 케어했다. 권순우는 트레이너로 부터 약 20여분 가까이 치료를 받은 후 동료들에게 부축을 받으며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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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순우 선수가 동료들의 부축을 받으며 코트를 벗어나고 있다 |
권순우 선수 인터뷰 전문
Q. 오늘 경기의 총평, 소감은?
"일단 만족하는 경기는 하지 못했다. 상대방이 첫 세트를 잘 하기도 했고, 서브가 좋았다. 2세트에서는 분위기를 올려서 경기를 하려다 보니까 좋은 결과가 있었던 것 같다."
Q. 경기 끝나고 다리에 치료를 받는 듯 보였는데 현 상태가 어떠한가?
"3세트 4-2부터 조금씩 근육 경련이 왔다. 참으면서 하다가 경기 끝나고 완전히 올라왔다."
Q. 내일 경기에는 지장이 없나?
"그렇다. 지장 없다."
Q. 올해 광주챌린저에서도 경기 후 완전히 드러누운 적이 있었다. 그때 통증이 100이라고 하면 오늘은 어떤가?
"그때만큼은 아니다. 지금 이렇게 걷는 거 보니까 꾀병인 것 같기도 하고(웃음). 아니면 인도 선수들에게 방심을 주려는 것 같기도 하고(웃음). 잘 모르겠다."
Q. 오늘 경기 첫 세트에서는 고전하는 흐름이었다. 약간 안 풀리는 듯한 표정도 지었다. 선수 본인 생각은 어땠나?
"오랜만에 긴장을 많이 했다. 평소에도 긴장을 하지 않는 것은 아닌데, 오늘은 유독 긴장을 많이 했다. 처음에는 시야가 흐려질 정도였다. 2세트부터 조금 더 마음이 편해졌다."
Q. 2세트부터 리턴도 좋아지고 깊은 리턴도 많아졌다. 수레시 선수의 백핸드를 많이 공략하려 했는데, 전략적인 선택이었나?
"첫 세트에서 안 풀리기는 했지만 상대 서브 패턴을 조금 더 읽어보려고 했다. 2세트에서는 패턴을 읽어내고 한 쪽으로 리턴 포지션을 지키려 하다 보니까 경기가 잘 풀렸던 것 같다."
Q. 지난 며칠간 센터코트에서 훈련을 별로 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연막 작전이었나?(인도 언론)
"그건 아니다. 하루 빼고 다 센터코트에서 연습했다. 여기 인도 선수들과 훈련 시간이 달라서 그렇게 보였나 보다. 연습은 내가 제일 가장 많이 했을 것이다."
Q. 경기 끝나고 나서는 "컴온(Come on)"이라 외친 것인가?
"그렇다. 소리 한 번 지르고 싶었다. 세리머니도 하고 싶었는데 근육 경련이 와서 하지 못했다. 컴온이라고 지르고 누워야겠다고 생각했다."
Q. 내일 경기도 남아있다. 내일 경기는 어떻게 준비를 할 것인가?
"우선 (데이비스컵은) 첫 단식이 힘들다고 생각한다. 긴장도 많이 한 것 같고. 항상 2번 단식에 나왔었는데 내가 1번 단식에 출전한 것이 매우 오랜만이었다. 오늘은 긴장했지만 내일은 다시 다른 모습을 보실 수 있을 것 같다."
제2단식에 나선 정현 역시 간단한 승부는 아니었다. 1세트를 2-6으로 내준 후 2세트를 6-4로 가져왔고, 마지막 3세트에서 6-5에서 수미트 나갈의 게임을 브레이크 시키며 경기를 마무리 했다. 3시간 5분에 걸친 혈전이었다.
정현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1인분은 했다는 생각에 조금 안도가 된다"며 겸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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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현의 게임은 3시간 5분의 혈전이었다 |
정현 선수 인터뷰 전문
Q. 오늘 경기 소감은?
"일단 우리 팀한테 소중한 1점을 가지고 온 거여서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팀원으로서 1인분은 했다는 생각에 조금 안도가 된다. 경기 초반부터 2세트 중반까지 제대로 플레이도 못 하고 조금 답답한 상황이 많았는데 그래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승리할 수 있어서 위안이 되었다."
Q. 위안이라는 표현을 썼는데, 본인의 역전승에 대한 기쁨보다는 경기 초반 경기력에 대한 불만이 더 큰 것인가?
"불만이라기보다는 그래도 팬 분들이 원하는 경기력이 있었을 거고 감독님이 원하는 부분에 있어서 제가 조금 경직되기도 했고 그래서 조금 어긋난 상황이었다. 그래도 그 상황을 잘 이겨냈다고 생각하고 있다. 지금은 당연히 기쁘다.”
Q. 1세트를 패했고, 2세트도 3-3에서 매우 긴 게임에서 먼저 브레이크를 당했다. 그때 어떤 생각이었고, 역전해서 승리했을 때에는 어떤 기분이었나.
"일단 첫 세트를 지고, 2세트도 3-3에서 먼저 브레이크 내줘서 3-4가 됐을 때, 오히려 내 마음은 편안해졌다. 대신 상대 선수는 오히려 경기를 마무리 짓고 싶다는 부담감을 가질 것이라 생각했다. 나는 '한 번의 기회는 오지 않을까? 그 기회를 잡는다면 또 한 번 바뀌지 않을까'하는 기대감을 갖고 경기에 임했다. 세트올 이후에는 내가 먼저 브레이크해서 앞서 나가는 와중에 상대 선수가 지쳐 보이기도 했다. 약간 경련이 난 듯 보였다. 끝까지 경기를 잘 마무리할 수 있어서 좋았다."
Q. 세트스코어 1대 1, 게임 스코어가 5-5였을 때에는 누구나 이길 수 있고 누구나 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승부를 결정짓는 요인이 무엇이라 생각하나?
"그런 거는 잘 없다. 그냥 어떻게 하면 이 경기를 이길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계속 하였다. 사실 3세트 5-5 같은 경우는 작전 같은 건 없고 그때부터는 서로 3시간 이상 뛰었고 정신력 싸움이어서 그냥 버티는 사람이 이긴다고 봤다. 나는 그냥 버텼다고 생각한다."
Q. 1세트를 내줬지만 2세트부터 팽팽하게 갔다. 전략의 변화가 있었나?
"내 스타일은 랠리를 오래오래 하는 플레이를 선호하는데 1세트에 내 실수가 너무 많이 나와서 쉽게 내줬다. 2세트는 위너가 아니더라도 조금 더 랠리를 차근차근 쌓아 가자라는 생각으로 임했다."
Q. 3세트에서 나갈 선수가 서브를 넣기 전에 조금 시간을 끄는 듯한 행동을 했는데?
"그렇다. 나갈 선수가 의도적으로 관중들이 숨소리도 안 들릴 때까지 시간을 조금 기다렸던 거 같다. 하지만 일부러 컴플레인 하지 않았다. 그걸 컴플레인하면 그 선수가 원하는 상황이 만들어지는 거 같았다. 그냥 모른 척하고 경기했다.
Q. 권순우 선수가 1단식에서 승리한 것이 도움이 되었나?
"있는 것 같다. (권)순우가 작년부터 데이비스컵에서 진 적이 없다. 그리고 내가 항상 1번에 뛰어서 패하고, 순우가 2번에 뛰어서 승리하고 나왔는데, 이번에는 순우가 먼저 첫 승을 올리다 보니 나는 마음 편하게 경기할 수 있었던 것도 없지 않다."
Q. 엄청 신체적인 경기였다고 생각하는데 나갈 선수가 좀 신체적으로 어떤 불편함이 있었던 거 같은데 혹시 어떻게 생각하나?
"나갈 선수가 2세트부터 전체적으로 호흡도 힘들어 보이고, 몸이 무거워지는 것이 보였다. 나는 이곳에서 지난 주부터 잘 준비해서 체력적인 부분은 경기 끝날 때까지 괜찮았다."
Q. 예전 삼성 시절, 김일순 감독이 VIP석에서 경기를 봤다. 알고 있었나? 그리고 그 부분이 심리적으로 많은 도움이 되던가?
"보였다. 그런데 경기하면서 사실 옛 추억을 떠올리기 쉽지 않았다. 그냥 감독님이라면은 내가 이 상황에서 잘 할 것이라고 믿어 주셨을 것 같다."
인터뷰 정리: KTA